모임날짜 2019/3/14
장소 : 경산시 위원회 엄정애의원 사무실
참석자 : 엄정애, 정재광 ,장승진 ,박경미 , 이준호 , 김영경,
주제 : 글쓰기의 본질, 논술의 과정, 전략 및 실제 글쓰기 등을 전개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글’ 이라는 text를 개발하는 힘을 기른다..,
학습내용
글쓰기의 본질과 보편적 가치 : 인문적 가치에 대해서 알아 보기
아는 것과 사는 것 사이에 글쓰기가 있다. 꿈꾸는 것과 사는 것 사이에 글쓰기가 있다. 글쓰기의 인문적 가치 인식을 드러내는 명제이다. 더 일반화 하면 우리는 현존(Sein)과 당위(Sollen) 사이에 자아를 늘 긴장되게 유지시키는 글쓰기를 실현한다. 이런 글쓰기에서는 세계와 자아의 길항을 경험하면서 성장과 발달의 가치를 찾는다. 성장 내러티브를 전형으로 꼽을 수 있지만, 진지하게 쓰는 모든 일기는 이런 속성을 고스란히 갖추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현실과 이상을 끊임없이 상호 지양시키도록 하는 글쓰기를 실현한다. 이런 글쓰기는 그 자체가 삶의 구체적 실천이고, 그 실천 안에는 사는 과정에서의 무수한 선택들이 포함된다. 개인이 아닌 사회적 차원의 담론 쓰기도 마찬가지이다. 추상적 비유의 차원이지만 글쓰기의 가치 위상을 볼 수 있다. 성찰을 지향하는 가치와 현상을 해체하고 극복하려는 가치가 글쓰기의 잠재된 정신이고 에너지이다.
글쓰기의 가치를, ‘인간의 본질’과 그것으로부터 연역해 낼 수 있는‘인간 언어행위의 가치’에 결부하여 논하는 것이 글쓰기의 인문적 가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의 인간의 본질은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구명하고 그 존재의 의의와 지향에 어떤 의미를 구축하려는 것에 결부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물론 인간 존재와 삶을 둘러싸고 있는 삶의 생태 일반과 윤리, 역사, 심리, 문학 등의 정신 맥락들이 관여한다. 이런 정신의 지형 속에서 추구되는 글쓰기의 가치가 인문적 가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글쓰기 가치의 기저에 들어 있는 글쓰기의 과정적 성격을 두고 흔히 글쓰기는 고통과 위안의 과정이라고 한다. 또 글쓰기는 인간이 지적인 도야를 통해서 그 사람됨이 원숙의 구경에 이르게 하는 일련의 인격적 절차탁마(切磋琢磨)의 과정으로 파악하고 그 가치를 구하려는 것들이 모두 글쓰기의 인문적 가치 범주에 드는 지향이라 할 수 있다.
전형으로만 예거한다면 악형의 고통과 시간 속에서 ‘사기(史記)’를 쓴 사마천, 무시무시한 나치의 공포 공간 속에서 광기의 시대를 써 내려 간 ‘안네의 일기’, 훼손된 역사에서 의식 있는 자아를 고통 속에서 고뇌하며 쓴 황현의 ‘매천야록(梅泉野錄)’, 민주주의의 진보를 역사 앞에 선언하는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문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평범한 개인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종류의 성찰을 담아내는 경험 서사의 글들도 글쓰기의 인문적 가치를 머금고 있다. 비근하게는 견문을 진지하게 기록하는 글쓰기와 진정성이 묻어나는 개인적 교유와 정서의 소통들을 담는 글쓰기들이 여기에 든다. 그런 소통을 인간이 공유하는 문화적 양식에 입문하여 글쓰기를 하면 개인 차원의 문학적 글쓰기를 실천하는 셈이 된다. 이 대목은 교육적 가치 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요컨대 인간(존재)에 대한 또는 인간(존재)를 향한, ① 탐구의 가치, ② 해방의 가치, ③ 도전의 가치,④ 치유(healing)의 가치, ⑤ 자존의 가치, ⑥ 반성의 가치, ⑦ 미적 인식의 가치, ⑧ 공동체의 가치, ⑨ 회의(懷)의 가치, ⑩ 비판의 가치, ⑪ 윤리의 가치, ⑫ 가치의 가치(메타 가치) 등을 건드리는 글쓰기는 인문적 가치의 실현에 가담하고 있다.
아는 것과 사는 것 사이에 글쓰기가 있는 사람(사회)과 아는 것과 사는 것 사이에 글쓰기가 없는 사람(사회)을 상정하여 비교해 보면 글쓰기의 가치는 자명하게 보인다. 아는 것과 사는 것 사이에 글쓰기가 없는 경우는 ‘아는 것’ 자체가 박제되거나 소멸되어 가는 것을 면치 못한다. 발전하는 삶이라면 삶과 글쓰기는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 삶과 글쓰기 사이
에서 지식과 기술, 그리고 문화 등이 생성되고 서로 융합 삼투하고 서로 매개한다. 글쓰기는 이들 내용을 생성, 융합, 삼투, 매개하는 소통의 자질까지도 기꺼이 발휘한다. 그런 점에서 글쓰기는 실체가 확실한 콘텐츠의 위상을 지니면서, 동시에 그 콘텐츠를 실어 나르는(communicate) 미디어의 자질까지도 지닌다. 문자 기호가 지니는 ‘기록과 전달의 안정성’이것을 담보한다.
글쓰기의 보편 가치는 세 가지 차원에서 확인된다.
첫째는 개별 인간의 조화로운 발달과 수월성 계발에 기여하는 데서 확인된다. 인간 발달을 드러내거나 돕는 정신 능력요소로서 글쓰기는 가장 명료한 기제이고 신뢰도 높은 지표로 작동한다. 발달의 결과로서 성취를 실현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능력의 실제를 현상적으로 드러내는 것으로 글쓰기만한 것이 없다.
둘째는 인류 공동체의 사회 문화적 발달에 기여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책’으로 표상되는 인류 지식은 대부분 글쓰기로 인하여 생성되고 인류의 정신적 재화로 가치화 된다.
셋째는 소통 가치로서 개인과 사회를 막론하고 소통을 생성하고 강화하는 기본 기제로서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