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정호진 대변인, 111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 / 11일 전두환 씨 재판 자진 출석 / 태움 사망 고 박선욱 간호사 산재 인정
일시 : 2019년 3월 8일 오전 11시 10분
장소 : 국회 정론관
■ 111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
111주년 3. 8 세계 여성의 날이다. 여성들의 존엄과 차별 없는 평등을 위해 용기와 연대를 통해 세상을 바꾸기 시작한 날이다.
그동안 여성들의 목소리는 세상을 바꾸는 기폭제가 되었고 진전을 이뤘다. 그러나 여전한 성차별적 구조는 사회 곳곳에 만연하다. 세계 성 격차 지수에서 한국은 149개국 중 115위로 경제적 권리와 정치 권한 그리고 성 평등에서 극심한 성별 격차를 보이고 있다. 111년 전 빵과 장미의 요구가 여전히 유효한 상태다.
불평등이라는 가부장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는 사회적 구조와 인식에 여전히 여성의 몸은 국가 통제를 받고 있다. 작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미투 운동 이후 균열은 시작 됐지만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발걸음은 너무 더디기만 하다.
지금 대한민국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여성이 처한 성차별적 현실을 바꾸기 위한 공감대가 높다. 사회 전 분야의 큰 변화가 있어야겠지만 무엇보다 법·제도적 개혁은 필수다. 그런데 현실은 여성의 공감대에 제대로 응답하지 못하고 있다.
잠자고 있는 국회가 서둘러 응답을 해야 한다. 법과 제도를 마련해 여성의 존엄과 권리를 보장하며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것이 국회의 역할이다. 그런데 응답은커녕 법사위 등에는 미투, 스쿨미투, 각종 여성 법안에 먼지만 쌓여 가고 있다. 이러한 원인 중 하나는 17%에 그치고 있는 여성 국회의원의 비율로, 여성의 얼굴을 하고 있지 않은 국회의 개혁 또한 시급하다.
정치의 변화 없이 여성의 삶의 변화도 없다. 세계 여성의 날을 축하하며, 정의당은 여성의 인권과 안전, 성 평등한 세상, 여성이 당당한 대한민국을 위해 쉬지 않고 나아갈 것을 다짐한다.
■ 11일 전두환 씨 재판 자진 출석
전두환씨가 11일에 있을 재판에 자진출석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말이 ‘자진’이지 법원이 강제소환 구인장을 발부하고 나서야 출석의사를 밝힌 것으로 심히 유감스럽다.
이로써 80년 5월 이후, 39년 만에 전 씨가 광주의 재판장에 서게 된다. 부디 국민 앞에, 5월 영령 앞에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속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간 전 씨 행태를 보면, 국민의 상식적인 바람은 이뤄지기 어려울 것 같다. 재판을 앞두고는 치매와 감기를 이유로 두 번씩이나 불출석하면서 골프를 칠 때는 암산왕이라는 뛰어난 지적 능력을 보여주었다.
여전히 추징금을 미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추징금 미납을 이유로 연희동 자택이 공매에 넘어가자 ‘부당’하다며 소송까지 냈다. 전씨는 참회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가중되는 뻔뻔함만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재판에 서게 되는 것도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故조비오 신부를 거짓말쟁이라고 명예훼손했기 때문이다. 즉 지금도 전 씨는 사자 명예훼손까지 서슴지 않으며 5.18 당시 자신의 책임을 여전히 강력하게 회피하고 거짓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전 씨 앞에서 우리의 법은 한없이 약해지기만 했다. 97년 추징금을 선고한지 22년이지만 아직도 전씨는 소송을 불사하며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다. 법치주의를 농락하며 국가질서를 흔드는 행태다.
재판부는 더 이상 내란수괴 전 씨 일가에 끌려 다니지 말고 신속히 재판을 진행해 전 씨를 엄벌하기 바란다.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무고한 시민을 학살하고, 지금도 반성이라고는 모르는 전 씨를 엄벌하는 것이야말로 시대의 의무다.
■ 태움 사망 故박선욱 간호사 산재 인정
'태움'으로 사망한 고 박선욱 간호사가 1년만에 산업 재해를 인정받았다. 태움이 업무 상 질병의 원인으로 첫 인정을 받은 것이다.
늦었지만 당연한 결정이다. 고인은 신입 간호사로서 너무 과중한 업무를 수행했고, 태움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까지 겪으며 살인적인 노동환경에서 일을 했다. 이번 결정이 태움이라는 악습에 경종을 울리고, 간호사의 노동환경을 개선하는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
지난 해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개정됐으나, 이것만으로 태움을 뿌리뽑긴 어렵다. 의료계의 장시간 노동과 인력 부족, 업무에 대한 합리적인 교육 시스템 부재로 발생한 태움 문화는 의료진은 물론 환자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의료계 전체적인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금도 일선의 간호사들은 태움으로 인한 인권침해를 견디고 있다. 그럼에도 고 박선욱 간호사가 근무했던 서울아산병원 등 병원에서는 태움의 존재조차도 부인하는 것이 현실이다. 의료계는 태움의 폐해를 낱낱이 드러내고 의료진의 고통을 해결하지 않으면 반복되는 비극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서둘러 합리적인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 조직문화를 변화시켜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부차원에서 간호사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길 촉구한다. 국회 또한 '보건의료인력 지원법''의료인 인권 침해 행위 금지법' 등이 발의되어있는 만큼, 실효적인 해결책을 논의하는 데 나서야 할 것이다.
2019년 3월 8일
정의당 대변인 정 호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