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정개특위위원장 기자간담회 모두발언
일시 : 2018년 12월 16일 오전 11시
장소 : 국회본청 223호
어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5당 원내대표의 합의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손학규, 이정미 두 대표님의 단식이 마무리된 것을 천만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정치발전을 위해 살신성인의 리더십을 보여주신 손학규 대표님, 이정미 대표님, 그리고 정동영 대표님께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홍영표·나경원 두 원내대표를 비롯해서 각 당 원내대표들께서도 애 많이 쓰셨습니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국회 합의안이 만들어지면 적극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신 만큼, 앞으로 정개특위가 선거제도 개혁을 반드시 성공시켜 우리 정치사에 역사적인 전환점을 만들어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어제 합의로 높은 산 하나를 넘었습니다만 저는 또 다시 출발점에 선 느낌입니다. 여전히 제 앞에 높은 산이 있지만, 안개가 걷히면서 그 형체가 조금은 또렷해진 그런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제 합의는 정개특위 위원장으로서 몇 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방향에 자유한국당까지 동의가 이루어진 점입니다. 둘째, 비록 10% 이내로 제한이 되었지만 그동안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금기시 해왔던 의원정수 확대를 공론화 한 점입니다. 그리고 셋째, 1월까지 합의처리 시한을 밝힌 것도 정개특위가 속도를 낼 수 있는 중요한 뒷받침이 될 것입니다.
어제 합의의 이 3가지 의미를 최대한 존중해서 앞으로 정개특위가 속도감 있게 논의를 진행하겠습니다. 1월 중에 합의처리 되려면 12월 중에는 정개특위안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1월중에는 남은 쟁점들을 최종 매듭짓기 위한 정치협상이 병행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연말연시라서 의원님들께서 매우 바쁜 일정을 보내고 계시지만 정개특위 위원들께서는 선거제도 개혁이라고 하는 역사적 소명에 집중해주실 것을 간곡하게 당부 드립니다. 특히 제1소위원회에서 선거제도 개혁의 의제를 다루고 있는데, 김종민 간사가 위원장으로 있습니다. 김종민 간사는 그 누구보다도 선거제도 개혁에 의지를 갖고 계시고, 다음 주부터 주 3일씩 회의를 열어서 논의하겠다고 제게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지난 기자간담회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구획정위원회로부터 공문이 와있습니다. 선거구획정위원회는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라서 내년 3월 15일까지, 그러니까 13개월 전까지 선거구 획정안과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해야 합니다. 그리고 국회는 4월 15일, 정확히 총선 1년 전까지 국회의원 지역구를 확정해야 합니다. 이것이 법정시한입니다. 예산안만 법정시한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선거제도 개혁과 선거구제 최종 확정 법정시한도 중요합니다. 불과 3개월 정도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높은 산들을 넘어가는데 숨 가쁘고 바쁜 일정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예산안 법정시한을 책임 있게 지켰듯이 선거구제 개편도 이번만큼은 법정시한을 지키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시기적 촉박함까지 고려할 때, 저는 정개특위의 논의와 각 당의 논의가 병행추진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즉부터 이 점은 제가 정개특위 위원장을 처음 맡으면서부터 강조했던 부분입니다. 선거제도 개혁이 이루어지려면 정개특위에서 선거제도 안이 마련되는 것과 동시에 국민들의 동의와 300명 국회의원의 동의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특히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강도 높은 국회개혁 방안을 각 당에서 만들어주시고, 또 운영위원회를 통해 가시화시켜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동시에 각 당의 의원들의 의사도 중요합니다. 결국 국회의원들의 투표로 결정되기 때문에 각 당 의원들과 내용을 공유하고 비례성과 대표성 강화라는 대원칙에 입각한 이해관계 조정도 각 당 원내대표들께서 책임 있게 해주셔야 한다고 봅니다. 이번 달 안까지 정개특위 차원에서 안을 만들고 남은 쟁점은 각 당 지도부와 정치협상을 병행 추진해 나가도록 제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동안에도 제가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마는 교섭단체 원내대표 및 간사단과 몇 차례 회담을 거치면서 입장을 조율해왔던 바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시기가 선거제도 개혁의 ‘골든타임’이 아니라 ‘라스트타임’이라는 것입니다.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1.8%이고, 국민과 동떨어진 국회를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습니다. 어제 태안화력발전소 사고로 아들을 잃은 김용균 씨의 어머님께서 기자회견을 가지셨습니다. “우리나라를 저주합니다. 내 아들이 죽었는데, 저에게는 아무것도 소용없습니다. 우리나라를 바꾸고 싶습니다.” 이렇게 절규하셨습니다. 국민들이 절박할 때 국회도 절박해야 합니다. 국민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회로 바꿔야 합니다. 그래야 대한민국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또 그래야 민생도 좋아지고 민주주의도 성숙해갈 것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관심이 ‘역대급’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렇게 언론에서 전폭적으로 다뤄주고 성원해주신 적도 그동안에는 많지 않았습니다. 또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도 저는 뜨겁다고 생각합니다. 정개특위 위원장으로서 이 ‘라스트 타임’을 놓치지 않고 ‘민심 그대로’ 국회를 만들어서 대한민국 정치변화에 큰 물꼬를 터가는 데에 앞장서겠습니다. 각 당의 원내대표님들과 함께 이 큰 과업을 성공시켜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12월 16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