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리핑] 정호진 대변인, 故 노회찬 의원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더불어민주당, 더불어한국당 적폐연대 지속할 것인가/장자연 사건, 방용훈 사장 소환조사
[브리핑] 정호진 대변인, 故 노회찬 의원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더불어민주당, 더불어한국당 적폐연대 지속할 것인가/장자연 사건, 방용훈 사장 소환조사 

일시 : 2018년 12월 10일 오전 11시 15분
장소 : 국회 정론관


■ 故 노회찬 의원, 대한민국 인권상,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

오늘 故 노회찬 의원에게 대한민국 인권상, 국민훈장 무궁화장이 추서됐다. 의정활동 뿐 아니라, 전 생애에 걸쳐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를 일궈온 고인이 세계인권선언일에 기해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는 것이 더욱 뜻 깊다. 

故 노회찬 의원은 용접공으로 취업해 노동운동을 시작한 이후, 줄곧 사회적 약자의 인권 보호의 길을 걸어왔다. 노동자와 장애인, 여성 등 국민의 목소리를 가장 앞서서 대변하며 인권의 씨앗을 뿌렸다. 노회찬 의원의 대표발의 법안 1호인 '호주제 폐지'와 이어서 발의한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우리 사회 인권의식의 대전환을 가져왔다. 국회의원 중 처음으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성별과 인종, 신체조건과 성적지향 등을 이유로 차별해선 안 된다는 법이지만 아직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우리 사회에 노회찬이 여전히 필요한 이유다. 

오늘의 훈장 추서는 국민께서 고인의 삶을 따뜻하게 인정해준 것이라 생각한다. 기쁘고 감사한 일이다. 정의당은 고인의 유산을 이어받아 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를 일구는데 힘을 다하겠다. 

오늘 노회찬 의원과 함께 6411번 버스에 탄 투명인간의 목소리를 다시 생각한다. 국민의 삶은 여전히 고단하고, 더 나아져야 한다. 그러기에 훈장 추서의 기쁨의 한 켠에는 정치 인생 내내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대한민국 정치변화를 이루고자 단 한시도 쉬지 않았던 고인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이미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故 노회찬 의원의 의지는 널리 알려져 있다. 

"시민의 삶을 바꾸지 못하는 국회와 이를 가로막고 있는 선거제도만 바꿀 수 있다면 평생 국회의원을 안 해도 좋다. 국회에서 물구나무라도 서겠다"는 고인의 간절한 목소리가 요즘 더 또렷이 들려온다. 지난 주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 합의가 이뤄졌다면 더 할 나위 없이 기뻐했겠지만, 최근 거대양당, 특히 한때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같은 목소리를 냈던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과 함께 국회를 가로막고 있는 현실이 통탄스러울 따름이다. 

정의당은 故 노회찬 의원의 평생 숙원이었던 선거제도 개혁을 꼭 이뤄낼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그것이 고인을 기억하고, 그의 막중한 뜻을 이어가는 길임을 강조한다. 국민들이 바라는 대로, '민심 그대로의 국회'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 더불어민주당, 더불어한국당 적폐연대를 지속할 것인가

우리당 이정미 대표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적폐 연대에 항의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간 지 오늘로 5일째를 맞는다.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올해 안의 선거제 개혁을 포기하면서 30년 만에 돌아온 절호의 기회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 와중에 민주당은 20일 원포인트 임시국회를 주장하면서 자신들이 필요한 것만 하겠다는 의지를 다시금 드러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개혁을 포기하면서 선택한 것이 고작 자유한국당과의 야합이라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고 분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실망하고 있는 지점은 솔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2012년 총선부터 약속해왔던 선거제 개혁을 도대체 몇 번째 식언을 하고 있는 것인가. 

더불어민주당이 2020년 총선에서 압승을 기대하면서 선거제 개혁에 부정적이라는 사실은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 되었다. 이제껏 누차 주장 해 온대로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수긍했다면 선거제 개혁은 진작 이뤄졌을 것이다. ‘누군가의 본성을 알고자한다면 그에게 권력을 쥐어주라’는 격언이 있다. 지금의 추한 모습이 더불어민주당의 본성이 아니길 바란다.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자신을 스스로 돌아봐야 할 때다. 권력에 취해 기득권을 유지하는데 넋이 나가버린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서둘러 제정신을 찾고 재작년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의 곁으로 다시 돌아오기 바란다. 그 첫 번째 발걸음은 선거제 개혁의 기틀을 잡고 사법농단 판사 탄핵, 유치원 3법을 비롯한 민생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임시국회 개최여야 할 것이다.

■ 장자연 사건, 방용훈 사장 소환 조사 관련

배우 故장자연씨가 성접대 강요 사실을 폭로하고 목숨을 끊은 게 2009년이다. 벌써 10년이 다 되어간다. 전 국민적인 관심을 받은 사건이었지만, 수사는 변죽만 울리고 종결됐다. 장씨 문건에 나온 재계, 언론계 등 사회유력인사들을 향해서는 제대로 된 수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주에서야 10년 만에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이 소환조사를 받았다. 이번 조사는 세시간만에 끝났다고 하는데 턱없이 짧은 시간이다. 조사를 한 것인지 일방적 진술만 들은 것인지 알 수 없다. 의례적으로 소환조사해 진술 받아쓰기를 한 정도로 검찰이 할 일을 다 했다고 믿지는 않길 바란다.

장씨는 사망 전 남긴 글에서 ‘조선일보 방 사장이란 사람’을 특정했다. 당시 접대자리에 조선일보 일가인 방용훈 코리아나호텔사장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서도 검경은 조선일보 방사장이 아니라는 이유로 한 번의 소환조차 하지 않았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정도의 부실수사다. 검찰 과거사진상조사단의 발표한 대로, 부실수사를 넘어 적극적인 검경의 은폐시도가 있었던 것 아닌지 의심받아도 검경은 할 말이 없어 보인다.

장씨 죽음의 진실을 밝혀달라는 청원을 올린 시민의 말마따나, 권력자들이 ‘힘없고 빽없는’ 젊은이를 유린해도, 처벌받지 않고 잘만 살아가는 사회가 대한민국의 실상인가. 장자연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일은 국가의 정의를 확인하는 일이다. 젊은이들에게 대한민국이 기본적으로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믿음을 주는 일이다.

어머니 기일에도 접대자리에 불려나가야 한다며 서럽게 울었다는 장씨, 출구 없는 현실에 죽음을 택하고만 그 심정을 헤아리기 힘들다. 장자연 사건의 재조사는 가해자를 밝히는 것 외에도 진실을 은폐한 부실수사의 경위를 낱낱이 드러내야 한다. 장자연사건의 진실을 덮은 사람은 누구인가. 당시 수사 관련자들 역시 권력형 성폭행의 공범들이다.

2018년 12월 10일
정의당 대변인 정 호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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