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최석 대변인, ‘문재인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 접견’/예멘 난민 인도적 체류 허가 관련
일시: 2018년 10월 18일 오전 11시 50분
장소: 국회 정론관
■ 문재인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 접견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나라 시각으로 오늘 저녁 프란치스코 교황을 접견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북 요청서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한다. 교황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평화의 찬가가 울려 퍼지는 만큼, 반드시 방북 요청을 수락해 한반도를 평화로 물들여주기를 바란다.
문 대통령은 지난 새벽 교황청 연설을 통해서 한반도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마지막 냉전 체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적극 동감한다. 한반도 평화 체제 확립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걸음이 숨 가쁘다.
문 대통령은 이번 유럽 순방길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대북 제재 완화의 가이드라인을 설파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북한은 평화를 확립하고 정상국가의 궤도로 오르기 위한 행보를 충분히 보여주었다. 제재 완화는 응분의 보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북 제재의 가장 큰 축인 미국 역시 이제야말로 거래의 대가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할 것이다.
■ 예멘 난민 인도적 체류 허가
제주출입국 외국인청이 예멘 난민 신청자 339명에 대해 인도적 체류를 허가했다. 그러나 심사결정을 받은 예멘인 중 단 한 명도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했고, 신청자 34명은 단순 불인정 판단을 받았다.
다수의 난민들이 당장 전쟁과 박해의 위험이 도사리는 자국으로 쫓겨나지 않았다는 점은 다행스러우나, 법무부가 명확한 법적 근거도 없이 천편일률적으로 난민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인도적 체류 허가도 임시방편일 뿐, 법무부는 여전히 난민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쫓아낼 수 있는 불안정한 위치에 두었다. 또한 1년이라는 유예기간동안 우리 정부가 난민 문제를 해결할만한 의지가 있는지 증명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얼마 전, 중학생들이 “이란 친구를 도와달라”며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법무부가 중학생인 이란인에 대해 단지 '나이가 어려 종교적 가치관이 확립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난민 불인정 결정을 내렸고, 자국으로 송환될 위기에 처하자 친구들이 나서서 공정한 심사를 촉구한 것이다. 우리와 같은 말을 쓰고 생각을 나눴던 친구가, 온당한 이유 없이 곁을 떠나야 한다는 현실이 납득되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국제적 인권기준에 부합해 난민 심사를 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유엔난민협약 가입국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책무다. 정부가 앞으로도 명확한 근거 없이, 인권과 반대여론 사이에서 줄타기하며 애매한 결정만 반복한다면, 국제적인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예멘 난민들은 단지 ‘생존’을 위해 모든 위험을 감수하며 우리나라에 왔다. 불과 반세기 전, 전쟁과 분단을 거치며 난민으로 타국을 전전했던 우리 국민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생존을 갈구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될 것이다.
그럼에도 난민을 둘러싼 일부 우려가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동안 정부가 이에 대한 불안과 편견을 해소하는데 소극적이었던 것만큼,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또한 현행 난민 인정 절차가 부실하다는 점도 이미 수차례 지적됐다. 철저하고 공정한 난민심사를 할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제도와 인력을 정비하고, 이후 국가적인 난민정책을 수립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2018년 10월 18일
정의당 대변인 최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