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성소수자위원회, “게이 매거진 ‘DUIRO’ 제작거부 사태에 부쳐"
-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불합리한 차별행위 근절해야
게이 매거진 ‘DUIRO’는 성소수자가 만들고 우리의 이야기를 담는 성소수자 생활/문화 잡지이다. '반려동물'을 주제로 3호 발행을 앞두고, 인쇄소에서 '내용'을 문제로 돌연 인쇄를 취소했다고 한다.
대학 성소수자 모임들이 문집을 낼 때도 이런 일이 왕왕 생긴다. 그래서 대학모임 사이에는 인쇄소 블랙/화이트리스트도 전해진다.
그런데, 공공을 상대로 재화/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기업체가 이런 식으로 내용을 검열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핵심은 이번 사태에서 보듯 성적 지향을 근거로 한 '차별행위'가 아무런 제지 없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공공기관이 저지르는 차별행위가 가장 중대하고 시급히 시정되어야 할 문제이지만, 민간 영역에서의 문제도 이미 우리 주변에 만연하다는 점을 이번 '게이 매거진 사태'를 통해 알 수 있다.
이외에도 숙박 시설, 행사장 대관, 광장 사용 등 민간/공공 영역할 것 없이 성소수자를 향한 차별행위는 매우 심각하다.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근거로 한 차별행위가 왜 부당한지, 이러한 차별행위를 방치할 경우 사회적으로 어떠한 부정적인 영향이 있는지, 평등의 가치를 믿는 동료 시민들이 더욱 관심을 가지고 단호히 목소리를 내야 한다.
2007년 참여정부 법무부가 입법 예고했던 <차별금지법>이 여의도를 표류한지 어느덧 십 년이 넘었다. 우리 헌법의 평등 이념에 따라,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생활영역에서 합리적 이유가 없는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고자 했던 차별금지법은 보수 기독교계와 재계의 반대로 아직 만들어지지 못했다.
2017년 재출범한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사회적 요구를 모아내기 위해, 오는 20일 (토)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국회로 행진한다.
<차별금지법>은 故 노회찬 의원이 20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하고자 준비하던 법률안이기도 하다.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는 '인권 기본법'인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성숙한 논의를 통해 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10/20 평등행진'에서 만나자!
2018년 10월 8일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위원장 권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