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위원회, 국민을 위한 ‘민생경제 법안 TF’가 되어야 한다
- 국민의 생명과 안전, 환경 파괴를 초래할 규제완화법은 철회하고, 중소상공인에 대한 갑질 방지 등 제대로 된 민생법안 처리에 나서야
지난주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은 8월 임시국회에서 민생·경제 법안과 관련한 실무를 논의할 태스크포스를 꾸리기로 합의하였고, 오늘 각 당의 중점법안을 두고 논의를 시작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규제혁신 5법’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가맹사업법’ 처리를 주장하고 있고, 자유한국당은 ‘규제프리존특별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을 우선으로 4차 산업혁명과 일자리 관련 법안 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번 ‘민생경제법안 TF’에서 주로 다뤄질 법안들은 정의당이 ‘평화와 정의 의원모임’으로 참여했던 5월 임시국회의 ‘민생입법협의체’에서 이미 다뤄졌다. 그리고 정의당은 지난 5월 협의체 회의에서 3개 교섭단체의 주요 법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8월 임시회 처리법안 논의를 위한 ‘민생경제 법안 TF’에 대해 다음의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
정의당은 모든 규제완화에 반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대기업의 독과점이나, 특정 이익집단의 특권 보호를 위한 규제들을 혁파함으로써 경제 민주화를 촉진시키는 규제개혁에 적극 찬성한다. 과거 밍밍한 맥주 등 독과점 이익을 보호해주기 위한 진입장벽 규제, 청소년 게임 셧다운제처럼 현실성도 실효성도 없는 규제, 모피아 등 각종 특수 이익집단의 특권을 보장하기 위한 규제, 인허가 등 관계기관의 부패와 책임 회피로 이어질 수 있는 규제 등은 혁파해야 할 규제들이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는 규제개혁, 규제혁신 관련 법안들이 경제활성화, 경제민주화에 도움이 될 것인지 의문이다.
민주당의 ‘규제혁신 5법’은 법률로 금지하는 사항은 하면 안 된다는 ‘사전 규제 원칙’을 삭제하고, ‘우선허용 사후규제 원칙’을 도입해 신규 기술 서비스는 우선 허용하고 나서 이후에 문제가 생기면 그때 가서 규제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임시허가’의 요건을 완화한 것도 문제지만 ‘실증을 위한 규제특례’(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해 현행 법령을 위반하더라도 그리고 사전 안전성 검증이 없어도 정부가 기간이나 지역을 한정하여 이를 허용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규제샌드박스를 처음 도입한 영국조차 금융 분야에 국한해 금융당국의 권한 범위 내에서만 규제 특례를 적용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의 ‘규제혁신 5법’은 정보통신, 산업융합, 지역특구까지 이를 적용하는 것은 물론 법률로 허용하지 않는 것도 장관이나 시도지사가 풀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기에 더욱 심각한 문제다.
그리고 자유한국당이 처리를 주장하는 ‘규제프리존특별법’은 신기술에 기반하면 현행 법령을 위반하더라도, 사전 안전성 검증이 없어도 지역별 규제특구를 통해 의료영리화, 환경 파괴, 대형마트 규제완화, 시민 정보인권 침해도 허용하겠는 법이다. 또한 ‘기업실증특례’를 통해 기업 스스로 제품의 안전성을 확인하면 별도의 승인 절차 없이 시장에 내다 팔 수 있게 하는 법으로 전국을 세월호로 만들고,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제2의 가습기살균제를 만드는 법에 불과하다.
오히려 자유한국당이 무조건 반대하고 있는 다음 법안들을 8월 임시회에서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 먼저 중소상인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계약갱신 요구권을 10년간 보장하고 모든 상가에 상가임대차보호법을 적용하고 환산보증금제를 폐지하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최저임금 인상분을 대리점·가맹점주와 본사·가맹본부가 일정하게 분담하도록 하는 등 가맹점사업자단체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대리점단체 구성 및 집단교섭을 허용하는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도시지역 대규모 점포 설치 제한으로 중소상인 상권을 보호하기 위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과 ‘유통산업발전법’, 청년고용 할당을 3%에서 5%로 높이는 ‘청년고용촉진 특별법’이다.
중소상인과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법안에는 눈 감은 채, 혁신과 개혁이라는 미명 하에 당리당략에 따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에 빠뜨리는 ‘민생경제 법안 TF’가 되지 않기를 촉구한다. 정의당은 8월 임시회에서 무분별한 규제완화는 막아내고, 제대로 된 민생경제 법안의 처리를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2018년 7월 31일
정의당 정책위원회(의장 김용신)
*문의 : 강훈구 정책연구위원, 02-788-3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