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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토론게시판

  • [학습소모임-부산]젠더정의를 위한 작은 실천, 페미니즘 살펴보기 2회차 모임

일시 : 2018.05.27.(일)
장소 : 정의당 부산시당
참석자 : 강민선 권혜리 김유진 박상현 성동욱 이광현 조효정

 

웹툰 ‘며느라기’를 보고 가부장제, 명절문화 등에 대해 풍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김유진 당원님 발제문과 논의내용을 섞어서 정리하고자 합니다

 

sns에서 연재된 웹툰 '며느라기'의 주인공 민사린은 동글동글한 얼굴형, 특징없는 이목구비에 상냥한 말투로 이렇게 말합니다.

'괜찮아요.' '제가 할게요.'

과연 그녀는 '무엇'이 괜찮다는 걸까요? '무엇'을 하려고 하는 걸까요?

이 이야기는 민사린의 일상을 담담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독자는 개인의 사적인 일기를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으로 민사린의 일상을 관찰하게 됩니다.

늘 예의바르고 상냥한 태도로 '며느리'의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던 민사린의 표정이 굳어지는 순간, 우리는 이것이 단지 민사린만의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지겹고 끈질기게 겪어오던 일상적인 폭력임을 깨닫습니다.

 

1. 각자 어떻게 읽었는지 소감을 나누어 봅시다. 미혼-기혼/남-녀 각자의 입장에 충실해서 생각을 나누어봅시다.

김유진-며느라기는 문제점을 펼쳐놓지만 해답은 제시하지 않는다. 해답은 우리가 찾아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민선-‘○○씨’라고 부르는 호칭이 신선했다. 개인이 구조를 바꿀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여성 내부에도 존재하는 가부장제 의식을 바꾸어야한다.

이광현-서로 다른 해석이 가능한 책으로 보인다. 가부장제를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이 며느리가 잘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조효정-가족간에는 왜 민주적인 의사소통이 불가능한지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권혜리-내가 결혼한다면 시어머니와의 관계, 남편과의 관계가 어떻게 될까 계속 상상하고 걱정하면서 읽었다.

성동욱-이 장면을 영화로 촬영한다면 앰비언스를 활용했을 것 같은 지점이 몇 군데 있었다. 불안을 환기시키고 이 다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긴장감이 조성되는 장면들이었다.

 

2. 며느리와 시댁과의 관계를 다룬 서사는 기존에도 지겨울만큼 충분히 많았습니다. 하지만 며느라기가 이토록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며느라기가 기존의 고부갈등 서사와 달리 갖추고 있는 장점은 여성vs여성의 대립구도로 이야기를 풀어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며느리 뿐만 아니라 시어머니도 구조로부터 억압당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3. episode.7, 며느라기를 '시댁 식구한테 예쁨 받고 칭찬받고 싶은 시기' 라고 설명합니다. 과연 '며느라기'는 자발적인 선택일까요?

-‘며느라기’는 사회로부터의 강요이다.

 

4. 제사, 명절 등 가부장제 관습을 치뤄내는 동안 민사린-정혜린(형님), 민사린-무미영(시누이), 민사린-박기동(시어머니)은 겉으로 표현하기는 애매하고 모른척 넘어가기엔 불편할만한 감정적 갈등을 겪습니다. 그녀들이 갈등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녀들의 갈등을 지켜보는 남편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남편은 노동을 분담해야하며, 궁극적으로는 제사를 간소화해야한다.

 

5. (4에 덧붙여서) 등장인물 중 민사린, 무미영, 박기동은 모두 가부장제 질서 속으로 들어와 유사한 갈등을 겪고 있으며 각자의 역할 안에서 나름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런데 정작 그녀들의 대화는 일부러 차단 당한 것처럼 느껴질만큼 단절되어 있고 그들 사이의 감정적 연대는 쉽지 않습니다. '내가 며느리라서 겪은 부당함'을 멈추지 못하고 다른 여성에게 다시 되돌려주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군대에서의 폭력이 계속 이어지는 이유와 비슷하다. 군필자나 시어머니는 ‘나는 더한 일도 겪었다’고 하며 자기 자신을 정당화한다. 이러한 악순환을 우리 세대에서 끊어야한다. 구르는 바퀴를 멈추어야 한다.

 

7. 등장인물들은 모두 선하고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민사린이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기 전까지는 모든 상황이 '평범한 사람들이 따뜻하게 서로 배려하는 일상'처럼 보입니다. 따뜻한 가족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느껴질 정도지요.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있는 '따뜻하고 정 많은 가족'이란 이미지는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는 자본주의와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근대’로 넘어오면서 국가에 천황-신민이란 구조가 있다면 가족안에는 가부장-가족구성원이란 구조가 생겼다.

 

8. 제사와 명절은 오랫동안 지속된 우리나라 전통문화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제사를 없애달라'라는 내용이 올라올 정도이며, '명절증후군'이라는 신조어도 생겼습니다. 제사와 명절을 없애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전통'이라는 이유로 무비판적이고 관성적으로 행해왔던 잘못된 관습을 어떻게 바꾸어 나가야 할까요?

-제사를 금지하는 것은 레닌의 종교 금지와 유사하다. 금지보다는 선택할 권리, 거부할 권리를 보장해주어야 한다.

-한 날 한시에 차례를 지내고 성묘가는 것은 전체주의적이다.

-제사 간소화 캠페인은 필요하다. 공익광고 등을 고민해볼 수 있다.

 

9. 우리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개인이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국가가 정책적으로 추진해야할 일, 스스로 틀을 깨어야 할 여성이 해야 할 일-가부장제 권력을 쥐고 있는 남성이 해야 할 일 등 여러가지 관점에서 생각해 봅시다.

6.(질문9와 연관) 정혜린(형님)은 유일한 '사이다'캐릭터로 표현되지만 정작 그녀가 실생활에서 어떻게 가부장제에 저항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상황은 제대로 나오지 않습니다. 독자는 그녀의 삶을 막연하게 상상할 뿐입니다. 정혜린은 단순히 작가의 판타지일까요? 실존하는 정혜린으로 살아가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두려워하지 말고 거절의사를 표시하자.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여성은 가정에서의 역할, 사회(직장)에서의 역할이라는 이중 굴레가 씌어졌다. 슈퍼우먼방지법이 필요하다.

-아빠 육아휴직 의무제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것이 실현되기 위해 최대효율을 추구하는 인력만 채용할 것이 아니라 유휴인력이 있어야 한다. 육아대체인력 투입 관련 법률의 미비점을 손봐야한다.

-여성할당제는 여전히 필요하며 여성가족부가 아닌 여성부가 필요하다. 트뤼도의 남녀동수내각처럼 여성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


화기애애한 대화를 마친 뒤, 다음 모임은 6월24일(일)에 갖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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