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논평] 상위 6%만 제외하는 선별적인 아동수당,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
국민 갈등과 혼란을 일으키는 선별적 아동수당이 아니라 보편적 아동수당이 해답이다.
소득수준 90% 이하인 0~5세 아동에게 월 10만원을 지급하는 아동수당법안이 국회 본회의 상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매우 유감이다.
보건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인 이상 가구 기준 소득수준 90% 이하를 걸러내기 위해 별도의 연구·조사를 해야 하고 제도 시행 전까지 구체적인 기준을 확정해야 한다. 관련 제도와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아동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아동 수는 전체 253만 명 아동 중 약 6%이다. 선별적인 아동수당 도입으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 비용(추정치)도 2018년 기준 841~1,626억 원, 2019년 이후 연 706~1,002억 원이다.
반면 10% 선별로 인해 절감되는 예산액은 1,821억 원이다. 2018년 최대치와 비교해 보면 195억 원, 2019년 이후부터는 819억 원이다. 3조원 가까이 소요되는 아동수당의 3%에 해당하는 예산 절감을 위해 사회 갈등과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꼴이다. 아동수당 선별을 위해 2019년 이후에는 지자체 담당인력 474~496명의 충원이 필요하고, 금융조사 통보비용, 아동수당에서 배제된 상위 15.2만 명에게 유지되는 자녀세액공제 비용, 국민 불편 비용까지 따져야 한다. 번거롭다 못해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아동수당을 도입한 OECD 국가들은 16세 또는 18세 미만까지 지급하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20세 미만에게 지급하는 국가도 있다. 학생일 경우 25세 미만까지도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OECD 상당수 국가에서 이미 보편적으로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아동수당이 부모의 소득과 무관하게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고, 미래 인적자본으로 성장할 아동에 대한 비용을 자녀가 있는 가구에게만 부담시키기 보다는 전사회가 분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세금을 납부함에도 불구하고 일정소득 이상이라는 이유만으로 혜택에서 제외된다면 불필요한 행정비용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국민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도입될 예정이었던 보편적인 사회수당 제도가 보수야당의 발목잡기에 무산되어 매우 안타까울 따름이다. 선별적 아동수당 도입에 따른 성과를 면밀히 평가해 이후에라도 조속히 제도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18년 2월 27일
정의당 정책위원회(김용신 정책위의장)
※ 문의: 좌혜경 정책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