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정의당 농민헌법 제정, 농민정치 실현’ 기자회견문
일시: 2018년 2월 22일 오후 2시
장소: 제주도의회 브리핑룸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제주도민 여러분,
저는 오늘 농민헌법 제정을 국회에 촉구하고, 정의당의 농민정치 실현의지를 거듭 천명하고자 이곳 제주에 왔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농업과 농민은 대한민국에서 홀대받는 존재였습니다. 정권은 계속 바뀌었지만, 경쟁과 효율만 강조해온 일방적 농정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농업은 시대에 뒤떨어진 산업인양 취급당했고, 농민들은 국가성장의 걸림돌로 치부됐습니다. 헌법에 명시된 경자유전 원칙도 무너진 지 오래입니다. 그 결과, 우리농업의 근간이 무너지고 농민들은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습니다. 도시 대비 농가소득 60%, 곡물자급률 24%라는 초라한 수치가 우리농촌의 현주소입니다.
지금도 정치권의 농업홀대는 여전합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국회에서 개헌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논의는 권력구조 개편안에 치우쳐 있습니다. 어느 정당도 농업의 가치를 주목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습니다. 내부논의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말로는 농업이 생명의 근간이라 치켜세우면서도, 농정을 곁가지 정도로 취급해온 행태가 이번에도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촛불국민의 바람은 이와 다릅니다. 무려 1154만 명의 국민들이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헌법에 반영하자는 서명에 동참해주셨습니다. 국민 다섯 중 한명이 우리농업의 기능과 가치를 국가적 차원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지지의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 대의기구인 국회가 책임 있게 응답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제주도민 여러분,
선진국에서는 이미 농업의 공익적 가치와 다원적 기능을 법률로 인정하고 농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의 근거로 삼아왔습니다. 세계적 부국인 스위스가 한 사례입니다. 스위스는 지난해 9월 ‘식량안보’ 항목을 헌법에 추가해 찬성률 80%라는 국민들의 압도적 지지 아래 이를 통과시켰습니다.
스위스는 정부가 필요한 경우 ‘자유경제의 원칙을 배제하고 농지를 경작하는 농장을 지원한다’는 내용까지 법률로 정해놓고 있습니다. 스위스의 수준 높은 국가경쟁력과 행복지수는 농업에 대한 이 같은 기본철학과 무관치 않을 것입니다.
우리도 안정적 경작을 위한 정부의 책임을 헌법에 분명한 어조로 새겨 넣어야 합니다. 새로 만들어질 헌법은 강력한 ‘농민헌법’으로 재탄생해야 합니다. 개헌논의가 대통령임기나 정부형태를 다루는 선으로 그쳐서는 안 됩니다. 노동자 농민을 비롯해 우리 국민의 기본권을 크게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합니다.
정의당이 그 길에 앞장서겠습니다. 저희는 그것이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을 더하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정의당은 지난달 발표한 개헌안에서 250만 농민들, 그리고 1천만 국민들의 바람을 반영해 농업의 다원적, 공익적 기능을 헌법개정안에 새겨 넣었습니다. 식량주권과 지속가능한 농업 유지를 국가의 의무로 책임 지웠습니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식생활 보장권도 헌법에 신설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생태농업과 농민들의 실질적 권익보장, 나아가 우리국민들의 ‘먹거리 기본권’을 지키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제주도민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박웅두 농민위원장과 고성효 제주도당 농민위원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남 곡성과 제주도의회에 정의당 농민후보로 출마할 예정입니다. 우리농업을 바로 세우고 지속가능한 농촌을 만드는 데 누구보다 적임자라 자신합니다.
이들 후보가 전부는 아닙니다. 저희는 실량자급률 인상, 농가기본소득 도입 등 우리농민을 적극적으로 대변해온 유일무이한 진보정당입니다. 대한민국 농민의 구심점이 되고, 농민들을 정치세력화 하는 데 계속해서 앞장설 것입니다. 우리농민들께 진짜희망을 드리는 ‘농민정치’ 실현에 사력을 다하겠습니다.
2016년 촛불혁명에 불을 댕긴 건 그 한해 전 광화문광장에서 절규했던 백남기 농민이었습니다. 정의당은 백남기 농민의 정신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덧붙입니다. 지금 계속된 폭설과 한파로 제주지역 농작물과 시설피해가 큰 상황입니다. 특히 하우스 피해는 축구장 20개 면적에 달하고, 붕괴되고 파손된 하우스를 철거하는 데만 최소 한 달 이상 소요된다고 합니다. 지금은 농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가 영농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제주의 행정력을 집중할 때입니다. 제주를 특별재난지역에 준하는 지역으로 선정해 당장의 복구와 보상을 위한 현실적 지원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합니다.
2018년 2월 22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