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우의 한 컷 만화, 진보정당 STORY] 96. 진보대통합 추진

96. 진보대통합 추진

: 멀고도 험난했던 진보대통합 정당 건설의 길

 

 

 

 

2010년 지방선거 이후 야권재편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노사모를 이끌었던 문성근씨는 백만민란’이름으로 야권의 대통합을 추진했고, 진보적 시민운동 진영에서는 ‘진보의 대합창’이라는 아래로부터 진보 대통합 운동이 추진되었다. 야권연대로는 각 정당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다가오는 2012년 총선에서 한나라당과 1 대 1로 맞붙으려면 진보, 개혁 정당들이 ‘빅텐트’를 쳐서 하나의 연합 정당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취지로 ‘백만민란’운동이 추진되었으며 촛불시민들의 지지를 얻으며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추구하는 가치가 다른 정당들이 선거를 위해 연대할 수는 있어도 하나의 당으로 모여야 한다는 주장은 진보정당들로서 쉽게 동의하기 어려웠다. ‘빅텐트’는 진보정당의 독자적 존재 이유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결국 제 1 야당인 민주당이 주도하는 정당이 될 수밖에 없고 또 다른 수혈론으로 끝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백만민란’과 달리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의 야전사령탑으로 활약했던 참여연대 박원석 협동사무처장은 흩어진 진보정당들을 하나로 묶는 것이 선결과제로 보고 아래로부터 진보대통합을 위해 ‘진보의 대합창’ 운동을 제안했다. 민주노총 또한 진보통합을 위한 10만 조합원 선언운동을 추진하고 있었다. 지방선거 직전에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대표들은 ‘진보대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진보신당은 노회찬 전 대표를 새로운 진보정당건설을 위한 추진위원장으로 임명해 통합 협상에 나섰고 민주노동당은 강기갑의원을 진보정치대통합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선임해 통합 협상에 나섰다. 2011년 1월 20일 ‘진보정치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진보진영 대표자 1차 연석회의’를 시작으로 공식 논의를 시작해 그해 11월 20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새진보통합연대가 통합을 선언하기 까지 거의 1년이 걸린 통합 작업은 숱한 곡절을 겪었다. 진보신당 내부에서는 통합진보정당이 ‘도로 민노당’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경계심을 날카롭게 드러냈다. 그것은 통합 수임기구가 민주노동당 분당의 원인이 되었던 ‘패권문제’와 ‘북한에 대한 독자성’을 명확히 합의문에 박아 넣어야 한다는 요구로 나타났다. 민주노동당측도 패권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충분히 표명했으며 북핵 문제 등에 대한 표현에서도 진보신당측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식으로 문서를 정리했다. 2011년 6월 1일 밤샘 회의 끝에 연석회의 최종합의문이 통과됐다. 연석회의 내에 뜨거운 쟁점이었던 북한 관련 항목은 “6.15 정신에 따라 북의 체제를 인정하고, ‘북의 권력 승계 문제는 국민 정서에서 이해하기 어려우며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견해를 존중한다”는 문구로 합의됐다.

 

그런데 6월 7일 국민참여당이 진보대통합에 참여할 의사를 밝히며 의외의 복병이 나타났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참여당이 연석회의 합의문에 찬성하면 진보대통합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힌 반면,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참여당의 과거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성찰을 강조했다. 당시 진중권씨 등의 지식인들은 국민참여당과 함께 하는 것이 진보의 외연을 확장하고 과거 민주노동당에서 드러났던 패권을 실질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길이라며 환영하는 입장이었고, 또 다른 일부는 국민참여당이 과거 노무현정권에 몸 담은 이들이 주도하는 정당이므로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명확한 반성적 성찰 없이 함께 하는 건 곤란하다는 입장으로 나뉘었다. 이에 대해 국민참여당은 참여정부 시절 한미 FTA 체결, 노동유연화 정책 등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표명했다. 진보신당이 요구했던 반성적 성찰을 한 것이다. 당시 민주노동당 당원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참여당의 이같은 반성에 대해 75.6%가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국민참여당까지 포함하는 통합에 72%가 찬성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민주노동당 부설 [새세상연구소] 당원 1015명 대상 전화면접 여론조사 결과) 그러나 진보신당 내부에서는 여전히 부정적 기류가 가시지 않았으며 대의원대회에서 통합진보정당에 대한 찬성의견이 54.14%에 그쳐 가결 정족수인 2/3를 넘지 못하고 부결되는 원인을 제공했다. 통합진보정당을 건설해야 한다는 이들은 ‘새진보통합연대’라는 조직을 별도로 구성해 진보대통합의 동력을 이어나갔다. 드디어 2011년 11월 20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새진보통합연대가 통합을 선언했다. 그리고 2011년 12월 5일 통합정당 수임기관 합동회의에서 당명을 '통합진보당'으로 결정했다. 이 회의에서 각 당 대표인 이정희, 유시민, 심상정이 공동대표, 강기갑이 원내대표를 맡기로 결정됐다.

 

 

참여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