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성깔 있는 칼라TV
:광우병 촛불시위를 ‘시위2.0’으로 만든 주역
진보신당 부산시당 당원들이 ‘대운하 까발리야’라는 네바퀴로 가는 자전거를 타고 새재를 넘으려 하고 있던 2008년 5월 2일 100일 이상 지속되었던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의 촛불이 막 켜지고 있었다. 첫 집회 참석자 60%는 여고생이었으며 집회 형식도 여느 집회와 달랐다. 사전에 준비된 연사가 있지도 않았으며 주로 참석자들의 ‘자유발언’으로 생기를 더했다.
5월 2일 첫 집회 이후 약 두 달 간은 매일 집회와 시위가 이어졌다. 촛불시위가 이렇게 완강하고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이슈의 파괴력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마치 축제처럼 자유로운 분위기로 진행된 새로운 집회시위의 형식 때문이기도 했다. 시민들은 이렇게 개방적인 집회에 자발적으로 참가했다. 거기에 더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진보신당의 ‘칼라TV’라는 매체가 빛을 발했다. 독립 미디어운동을 하던 조PD(조대희씨) 등 일부 진보신당 당원들과 연예인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던 진보논객 진중권교수는 카메라와 노트북을 들고 집회 시위 현장을 누비며 ‘아프리카TV’라는 인터넷 방송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했다.
시위 현장에 참여하지 않은 많은 시민들도 ‘아프리카TV’의 채팅 창을 통해 촛불시위에 동참했고, 마치 온라인 게임의 유저처럼 ‘칼라TV’ 리포터 진중권에게 어디 어디로 가서 현장을 찍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하는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시위 문화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양상은 쌍방향 소통의 ‘웹 2.0’을 빗대 ‘시위 2.0’이라 명명되기도 했다. ‘칼라TV’는 진중권교수 외에도 미디어몹 ‘헤딩라인뉴스’의 코믹한 뉴스 진행자로 유명한 이명선 리포터가 참여했으며 정태인을 비롯해 진보신당의 대표 정치인 노회찬, 심상정 등을 출연시켜 촛불시위의 생중계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현장 교육까지 겸했다.
‘칼라TV’의 이런 맹활약 덕분에 ‘위키피디아’에 칼라TV를 검색하면 “칼라TV에는 이런 뜻이 있다. 1. 칼라TV 2. 진보신당연대회의가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이라고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