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5.16은 정권 찬탈, 뉴라이트 교과서는 역사 왜곡 쿠데타”
- 정의당 정진후 의원 교과서 검정 독립성 확보를 위한 입법 활동을 펼치다
2013년 9월 ‘역사에 대한 해석 전쟁’이 발발했다. 뉴라이트가 펴낸 교학사 교과서가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자 역사학계와 시민사회, 그리고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교학사 교과서는 일제의 식민지 근대화론을 수용하고, 독재자 이승만과 박정희를 찬양했다. 역사학계에서는 이 교과서가 왜곡과 오류투성이로 교과서로 채택할 수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으나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수정, 보완을 지시하고 추후 검정을 기도했다.
이에 정의당 정진후 의원은 “역사적 사실왜곡은 물론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파악하지 않고 날림으로 만든 함량미달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오류만 수정한다고 밝힌 교육부 장관의 발표는 마치 엔진 고장으로 쓸 수 없는 자동차를 도색만해서 다시 판매하겠다고 하는 위험한 발상이며 수정방침으로 시간을 끌어보려는 꼼수일 뿐이다. 저명한 역사학자들이 밝혀낸 오류만 해도 298건이나 되는 교과서라면 표지와 간지(중간제목) 페이지를 제외하면 거의 전 페이지에 오류가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손도 댈 수 없는 불량교과서를 수정만으로 고등학생들의 교재로 사용되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검정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정 의원은 “교육도서 발행에 관한 제도를 검토해 교과서 검정과정이 보다 객관적으로 진행되고 정치적 의도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도록 대통령령으로만 규정되어 있는 ‘교과용 도서’에 저작,검증,발행 등에 관한 규정을 법률로 격상시키는 법률개정안을 준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역사학계와 대다수 국민들의 반발에 맞서 뉴라이트 역사학자인 유영익 교수를 국사편찬위원장으로 내정하는 등 그 스스로가 아버지 박정희의 친일과 유신독재를 은폐하고 미화하려는 역사 왜곡 의지를 포기하지 않았다. 새누리당까지 가세해 교학사의 역사 왜곡 교과서를 옹호하자 보수단체들이 나서서 교학사 역사 왜곡 교과서 문제를 이념 논쟁으로 몰아갔다.
한국에서 벌어지는 해괴한 소동에 일본 우익을 대표하는 <산케이> 신문이 교학사 교과서를 옹호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산케이>는 교학사 교과서가 “일본 통치시대에 대해 여태까지의 '억압과 착취'라는 암흑사관(暗?史?)을 부정”하고 있다고 찬양했다. 일본 우익의 후소샤 교과서와 다를 바 없는 교학사 교과서를 옹호하는 데서는 일본의 우익이나 한국의 보수세력은 한통속이었다.
박근혜 정부의 비호 하에 교학사 교과서는 검정을 통과했으나 이 교재를 채택한 곳은 몇 학교 되지 않았다. 이조차도 국사 교사들의 뜻과 무관하게 진행된 것이었고 학생들이 대자보를 써서 반발하는 등 물의가 빚어지자 그마저 취소해버려 결국 부산의 부성고 한 곳만 남게 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역사전쟁 1라운드는 이렇게 싱겁게 막을 내렸다. 그러나 기억을 지배하려는 자들의 공세는 그렇게 쉽게 꺾이지 않는다. 검정을 통과했으나 학교의 반발로 채택되지 않자 박근혜 정부는 아예 ‘국정교과서’ 체계로의 퇴행을 시도할 뜻을 노골적으로 비쳤다. 지금은 잠복해 있으나 언제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지 알 수 없다. 오직 박근혜 대통령만이 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