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의 통일교육, 앞으로의 발전방향은?
통일교육은 통일을 준비하는 첫 단계로 매우 중요한 첫 단추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통일교육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 그리고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별로 맞춤형 통일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이다. 특히 대학 통일교육의 경우, 2016년 3월에 현 정부가 통일교육 선도대학을 선정하면서 본격적으로 그 시작을 알렸다. 필자는 대학 통일교육의 현황을 간단히 살펴보고 앞으로 대학 통일교육의 발전방향을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통일교육의 목표 – 통일교육 평화로 미래로 ⓒ 교육부 홈페이지
우선 현재 정부의 대학 통일교육 지원 현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작년 3월 정부는 처음으로 4개 권역의 6개 대학을 ‘통일교육 선도대학’으로 지정하였고 총 18억원을 지원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대와 숭실대, 아주대, 전라권에서는 광주교육대, 충청권에서는 충남대, 경상권에서는 경남대가 선정되었고 해당 대학들은 향후 대학 통일교육 모델 연구와 관련 교양과목 확대 그리고 통일교육 활성화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통일부에 따르면, 각 대학들은 대학별 사업계획과 규모, 재학생 수 등 여러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총 18억원의 지원금 중 적정한 수준의 보조금이 지원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정부는 총 10억원의 지원금으로 옴니버스 강좌 30여개 및 통일, 북한 관련 정규강좌 30여개를 개설하는 데 지원하였다. 또한, 정부는 총 17개 대학에 ‘지역통일교육센터’를 지정하여 설치하였고 전국대학통일문제연구소협의회를 지원함으로써 통일한국 모의국무회의, 통일토론대회, 통일포럼등 각종 공모전을 개최하고 많은 대학생들에게 통일교육의 장을 마련해주고 있다.
정부가 통일교육 활성화를 위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한지 1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정부의 대학통일교육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평가를 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정부의 대학통일교육 방안이 실행되기 이전에 진행되었던 통일교육의 한계를 토대로 대학 통일교육이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조정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하 ‘조정아 선임연구위원’)은 대학통일교육의 세가지 발전방향을 강조하였다. 첫번째는 지식전달에서 통일역량 배양으로의 발전이다. 조정아 선임연구위원은 그동안 북한통일관련 정보 전달과 통일정책 홍보 위주로 교육이 이루어졌는데 이제는 통일역량 배양을 위한 교육으로 전환해야할 시기라고 한다. 통일역량의 핵심은 ‘함께 살기 능력’이며 통일을 이루려는 의지, 통일미래에 대한 성찰과 적극적인 참여, 통일 과정에서 남북한 국민간의 차이 극복과 반편견 그리고 민주적 의사소통으로 인한 평화적 갈등해결이 그 예시이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조정아 선임연구위원은 교양과정이나 전공과정에 따라 지식전달 교육의 비중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교양과정은 다양한 교양과목에서 몇번의 강좌를 통해 통일역량 함양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거나 통일을 교육의 소재로 활용하는 방식을 개발하는 것이다. 또한, 전공과정에서는 각 전공의 특징을 반영하여 대학생들이 통일문제에 대해 비판적 이해를 도모하는 것이 다른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두 째는 안보교육에서 평화통일 교육의 전환이다. 조정아 선임연구위원은 ‘균형있는’ 안보관의 중요성을 피력했는데 이는 ‘균형’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고 대학교 교육현장에서 다양한 관점들이 표출되며 충분한 논의가 원활하게 잘 이루어지는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또한, 안보 및 평화 그리고 통일과 평화공존의 문제를 깊이있게 다룰 필요가 있고 체험학습이 이루어졌을 경우 안보시설의 재해석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안보시설을 분단의 상처와 통일의 필요성을 체험하는 곳으로 인식시킴으로써 대학생이 통일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숭실대는 통일교육 선도대학으로 선정되기 전 이미 국내 대학 최초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란 교양필수 과목을 개설해 신입생들이 의무적으로 수강하도록 하여 주목을 받았던 대학이다. 숭실대의 신입생들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 과목을 한학기 동안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수강하면서 오프라인 체험의 일환으로 3박 4일간 문경에 위치한 ‘숭실통일지도자연수원’에서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게 된다. 숭실대 통일교육 담당 교수인 조은희 박사는 수업으로만 학생들이 통일에 대한 필요성과 흥미를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어서 외부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더 실제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끔 체험의 장을 마련했다고 한다. 그 결과, 조은희 박사는 많은 학생들이 실제로 높은 참여도와 흥미를 보이고 있고 통일의 중요성 및 당위성을 체험하는 데 좋은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2015년 숭실통일리더십 스쿨 ⓒ숭실대학교 홈페이지>
마지막으로, 조정아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의 통일교육이 학생들의 삶과 생활세계와의 연계가 필요함을 주장했다. 학생들이 통일에 대한 흥미를 느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일상과 남북한 분단의 현실간의 연결고리를 찾아서 교육에 적극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를 위해 전공교육 과정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과 미래, 직업생활을 통일문제와 연계하여 교육하는 것이 한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법학 전공자라면 통일 이후에 야기될 수 있는 사회적 혼란을 대비해 ‘통일헌법’ 제정과 관련된 교육과정을 개설하여 교수와 학생들이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다. 다른 예로 경영학 전공자의 경우, 통일 이후 기업들의 경영관리 등을 다루는 강의를 개설하는 것이다. 실제로 남북한 통일이 이루어진다면 여러 분야에서의 협력이 필요하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각 전공의 전문성과 통일을 접목시킨다면 다양한 분야의 우수한 통일 전문가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조정아 선임연구위원은 한반도 통일 문제를 논의할 시, 일방적인 전달이 아니라 함께 참여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고 이에 적합한 교육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의 대학생들은 대부분 90년대 중후반을 전후로 출생한 세대들인데 이들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남북한의 뚜렷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격차를 인식한 세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대학생들은 한민족이라는 인식보다 오히려 통일이 현재 자신들의 경제적 혹은 안보적 이익에 부담을 가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더 강하다. 따라서, 조정아 선임연구위원에 의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무조건적인 인식을 대학생들에게 심어주는 것보다 열린 교육방식이 필요하다고 한다. 통일문제에 대해 다각도로 접근하여 서로 찬반의견을 나누어보고 자발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통일이 나 자신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더 큰 꿈과 희망을 실현하게 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이 필요하다.
진정한 한반도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통일에 대한 의지이다.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고착화된다면 남북한은 앞으로도 몇 십년 동안 위험한 분단상황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이러한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우리사회의 인식을 바꿔줄 수 있는 통일교육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한 때 정부의 통일 대박론으로 대학생들의 관심 또한 높아졌었지만 청년실업과 같은 청년문제로 대학생들은 국가적 문제에 많은 시간적, 정신적 투자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루 빨리 현 시국 상황이 안정되고 대학 통일교육이 발전되어서 대학가에 통일에 대한 공론장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해본다.
황세영 기자 miasanmia96@hanmail.net
출처:
통일 미래의 꿈, "통일교육의 현재와 미래" 中 조정아 선임연구위원의 발표문 발췌, 황인성, http://unikoreablog.tistory.com/6757, 2017. 3. 1
통일부, "대학 통일교육 활성화를 위한 2016년 통일교육 선도대학 선정", http://www.unikorea.go.kr/content.do?cmsid=1557&mode=view&page=11&cid=44796, 2017. 3. 1
출처: http://www.justicei.or.kr/694 [정의정책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