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타임스] 청년이 이끄는 통일-청년, 통일하라, 이재간 기자

청년이 이끄는 통일 – 청년, 통일하라

 

비난하는 사람들도 늘어났으며, 남한에서의 갈등이 커져가는 이 상황 속에서는 남한의 의견일치부터 필요해 보인다.분단 72주년을 맞이한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종합병원’이다. 국정농단 사태는 물론 청년실업과 열정페이 등 수많은 문제를 껴안고 있다. 북한과의 관계도 불안하다. 이명박 정부 때부터 흔들리던 남북관계는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면서 최악으로 치달았다. 북한을 더욱 원색적으로

2014년 뉴욕타임스(NYT)는 사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을 추진하는 마지막 대통령이 될지도 모른다.’고 주장하였다. 이유는 청년의 통일에 대한 무관심과 청년이 느끼는 경제적 부담감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모습은 2016년 말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크게 변화하였다. 정의를 외치며 시작된 촛불집회는 사회의 부조리함, 특히 청년의 삶의 질 개선을 촉구하는 등 다양한 목소리를 담았다. 특히 ‘정치 무관심층’이라 불린 청년 및 학생층의 참여가 두드러지며 모든 계층의 요구가 표출되었다. 촛불시민혁명이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도화선이 된 지금, 대한민국의 오랜 꿈이었던 통일도 다시 말할 때가 왔다. 청년의 관점에서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되짚어보고 그들이 이끄는 한반도의 미래를 생각해본다.

▲ 촛불시민혁명에는 많은 청년이 참가하여 암울한 현실에 대한 분노와 내일의 희망을 외쳤다. ⓒ이재간

 

통일과 멀어진 대한민국 청년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소가 2016년 7월 1일부터 22일까지 19~74세의 대한민국 국민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통일에 대한 의견이 세대별로 크게 달랐다. 60대 이상의 국민은 75.4%가 ‘통일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19~29세, 30대의 긍정적인 응답은 그것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6%대에 머물렀다.

 통일에 대한 관심이 이토록 저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대다수의 대한민국 청년은 어릴 적 ‘하나 된 대한민국’을 상상해 보았을 것이다. 학교에서 TV 생중계로 남북정상회담을 보고, 활성화된 남북교류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세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참여정부 후 남북관계는 빠르게 경색되었다. 이명박 정부는 ‘비핵·개방·3000’을 표방하며 대북강경책을 내세웠다. 정부 차원 대북 인도지원금을 2008년 438억 원에서 2012년 23억 원으로 대폭 줄이고, 군사적 마찰에도 과할 정도로 단호히 대응하였다. 박근혜 정부가 집권한 뒤에도 대북강경책은 계속되었다. 개성공단은 2016년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반발해 폐쇄되었고, 1년 넘게 중단 상태이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실 소속 김수현 보좌관은 “지난 9년간의 남북관계에서 청년이 봐온 것은 부정적인 모습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관계를 회복하고, 통일정책의 이점을 청년이 몸으로 느낄 수 있을 때 통일에 대한 청년의 관심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이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지 못한 탓도 있다. 2015년 한국교육개발원 강구섭 연구위원이 발표한 ‘교과 내 통일교육 내용 현황과 개선방안’에 따르면 중학교 도덕·역사 교과서에서 분단의 배경과 역사에 관한 내용은 있으나, 통일국가를 만들어나갈 방안에 대한 서술은 부족하다. 고등학교 교과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통일에 관한 내용은 대부분 교과서 뒤쪽에 자리하고 있다. 또한, 북한의 생활상이나 통일의 방법보다는 북한에 대한 책임론이 주가 되는 양상이다. 한창 논란 속에 있는 국정교과서도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서술을 강화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학생들이 통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기회를 차단한다. 지난해 통일부가 전국 615개 초·중·고등학교 학생 106,347명을 대상으로 한 ‘2016년 통일교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북한에 대한 이미지에 대해 학생들은 독재/인물(47.3%), 전쟁/군사(21.2%)가 가장 많이 떠오른다고 응답했다. 이는 한민족/통일(9.3%), 지원/협력(0.5%)보다 높은 수치이다. 통일 이후의 사회변화에 대해서는 53.0%의 학생들만이 ‘좋아질 것’이라고 대답하였다.

 

▲ 2016년 통일부가 전국 615개 초·중·고등학교 학생 106,347명을 대상으로 한 ‘통일교육 실태조사’에서 ‘북한의 이미지’에 대한 질문에 학생들이 답한 내용. ‘한민족/통일’의 응답률이 낮은 편이다. 이는 2014년(12.9%), 2015년(10.6%) 때보다도 낮아진 수치이다.  ⓒ자료출처 : 통일부 / 그래픽 : 이재간

 청년의 관심이 부족한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도 그들의 ‘팍팍한 삶’ 때문일 것이다. 최근 대한민국 청년은 연애, 인간관계, 주택 등 모든 것을 포기했다고 하여 ‘N포 세대’라 불린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청년에겐 통일을 위한 비용도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분단비용’ 즉, 현재의 분단 상태로 인한 지출도 만만치 않다. 2017년 예산안에 따르면 국방비가 최초로 40조 원을 넘었다. 특히 무기체계 획득 및 개발을 위한 방위력개선비는 2016년 대비 4.8% 증가한 12조 1,970억 원에 달한다. 무기비용 외에도 행정적 비용, 사드(THAAD) 배치 과정에서 드는 비용 등도 고려하면 액수는 더욱 커진다. 게다가, 전문가들은 통일이 되어 얻는 편익이 통일의 과정에서 드는 돈보다 훨씬 많이 든다고 예측한다.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는 ‘통일보다 큰 통일편익(통일교육원, 2011)’에서 ‘통일로 인한 국방비 감축, 자원 개발, 인구 증가와 더불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다양한 편익이 분단비용보다 훨씬 크며 영구적’이라고 서술하였다. 통일로 인한 새로운 일자리와 안정적인 경제발전은 청년에게 희망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게 대다수 통일학자의 관측이다.

 

어떻게 하나가 될 것인가

 통일은 청년 문제를 비롯하여 경제 문제, 안보 위협 등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많은 문제의 돌파구가 된다. 인도적인 문제 해결과 함께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등에도 더 강력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통일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통일 방법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첫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말한 ‘통일대박’은 그 방법이 불분명했다. 이후 출범한 통일준비위원회는 흡수통일 논란을 빚었고, 야당은 반발했다. 김수현 보좌관은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이 통일에 관심을 가지도록 ‘통일대박론’을 말한 듯하다”며, “그러나 가장 큰 문제점은 아무런 노력 없이도 통일할 수 있다는 기대와 물리적 통일만이 전부라는 환상을 심어주었다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아무리 통일이 필요하다고 해도 계획 없는 무조건적인 통일은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진정한 통일의 방법은 평화적 통일과 과정 중심의 통일, 그리고 그 과정에서 협력하며 더 나은 삶을 가꾸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6·15 남북공동선언을 통하여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하여 나가기로 하였다.’라고 합의하였다. 즉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두 개 제도, 두 개 정부를 지향하는 것이다. 김 보좌관은 “체제와 생각은 금방 변할 수 없으므로 민주정부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한 이해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하였다. 북한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최선의 통일 방법을 찾은 사례가 있듯, 이를 보완한 방식을 만들어 장기적 과제로 두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청년은 이러한 통일의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 새터민 대학생 김 모 씨는 “통일은 바람직하고 저도 관심이 많지만, 남한 청년은 취업과 공부 때문에 통일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 내 북한 인권 동아리에서는 책자 배포, 사진전, 세미나 등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학생들이 먼저 사회에 목소리를 내고 통일의 중요성을 널리 알린다면 더욱 많은 청년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 청년의 힘으로

 모든 청년이 통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우선 북한에서 온 사람들에게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만으로도 진정한 통일을 이루는 데 역할을 할 것이다. 통일은 휴전선을 지우는 것만이 아닌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개방적인 태도를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정치적 측면만이 아닌 사회문화적 측면도 함께 바라보아야 한다. 일부는 북한의 도발에 엄정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북지원을 멈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매체에 나오는 북한의 도발은 지도층만의 행동이다. 그것이 북한 주민 전체의 의견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주민은 기아와 과도한 벌목 등으로 고통 받고 있다. 북한의 도발에 맞선 개성공단 폐쇄 등의 정책은 오히려 주민의 삶과 남북통일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 9년간 볼 수 있었던 모습이며, 이는 명백한 인권유린이자 한반도 평화에 저해되는 행위이다. 북한 주민은 미래에 더불어 살아가야 할 이웃이므로, 북한 주민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아래에서의 통합을 이루어내야 한다.
 
 통일에 적극적인 청년은 각자가 중심이 되어 여론을 형성하고 정치인들을 감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화가 우선하되 북한의 의견에 끌려 다니지 않는 대북정책을 실행하고, 항구적 평화를 이루어낼 수 있도록 지도층과의 의견 교환이 있어야 한다. 또한, 청년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전문가와의 대화를 통해 기성세대가 제시하지 못한 새로운 통일 과정을 제시한다. 최근 제시된 통일 모델은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합의문에서의 연합제 모델과 ‘통일대박론’에서의 흡수통일 모델이다. 이를 수정하고 구체화하여 현재 상황에 맞는 모델을 찾아 나가야 한다. 일자리 개발, 녹지도시 건설 등은 청년의 삶과 맞물려 있으면서 통일의 한 과정이 될 수 있는 요소이다. 청년의 이러한 정책들이 장기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의견을 개진하여야 한다.
 
 촛불시민혁명이 일으킨 변화의 바람은 대한민국을 바꾸고 있다. 공정한 사회,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 더 나은 삶을 바라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람들은 촛불을 들고 광장을 향한다. 그 열기가 대한민국을 더욱 따뜻하고 아름답게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것들이 모두 이루어진 뒤에도 청년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 계속 나아간다면 아름다운 변화의 끝은 우리의 숙원인 통일이 될 것이다.

이재간 기자 (0603jk@naver.com)

 



출처: http://www.justicei.or.kr/692?category=671202 [정의정책연구소]
참여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