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2일(수) ‘제338회 임시회’가 열린 경상남도의회 현관에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새누리당) ‘홍준표 지사 사퇴촉구’를 위해 단식농성 중인 여영국 경남도의원을(정의당, 창원 5) 향해 ‘개’, ‘쓰레기’라고 막말을 한 사건이 벌어졌다. 언론에서는 ‘개·돼지’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발언을 언급하며 공직자가 지녀야 할 자질과 태도에 대해 강한 비판을 하던 터였다. 일부 종편 방송에 나온 출연자는 트럼프가 혐오성 발언으로 대선후보가 된 것처럼 홍 지사만의 전략적인 정치 언어로 보기도 했다.
여영국 의원의 단식 농성은 ‘경남도 교육감 주민소환 허위 서명’ 사건이 결정적 계기다. ‘경남도 교육감 주민소환’운동은(2015년 9월) ‘홍준표 도지사 주민소환’운동에(2015년 7월) 대응하는 성격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도민의 개인정보를 이용한 불법 서명 현장이 경찰에 적발되었고 ‘경남도 교육감 주민소환’ 운동은 중단되었다. (2016년 1월) 이와 관련하여 사과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홍 지사는 ‘그게 내 새끼냐', '전투하다 보면 사상자가 생길 수도 있다', '당사자가 책임져야지' 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이후 홍 지사가 유관기관장으로 임명했던 측근(박재기 전 경남개발공사 대표이사, 박치근 전 경남도민프로축구단 대표이사)과 전·현직 공무원이 검찰에 구속되었다. (선고 공판일은 오는 22일) 홍준표 지사는 조사에서 제외되었고 경남도 공보관을 통해 3줄짜리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에 경남지역 학부모를 중심으로 구성된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경남운동본부’는 “경남도 산하기관의 임직원 개인의 일탈로 보는 홍 지사의 사과는 진정한 사과가 아닌 궤변 또는 변명에 불과하다”, “홍 지사는 더 이상 고집 부리지 말고 겸허한 반성과 진솔한 사과를 한 뒤 당장 도지사직에서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여영국 의원은 그간 무상급식 지원 폐지에는 학부모들의 입장을, 진주의료원 폐업에는 의료복지 축소를 우려하는 측의 입장을 대변해 왔다. 의회 도중 여 의원의 무상급식 관련 발언 때 홍 지사가 영화예고편을 감상하여 쓴 소리를 내뱉는 영상은 SNS를 통해 이미 화제가 되었다. 이번 ‘경남도 교육감 주민소환 허위 서명’ 사건에 관해서도 7월 23일 열린 도의회에서 여 의원은 "홍 지사가 임명한 공무원과 산하기관장이 박종훈 교육감 주민소환 불법 서명과 관련해 구속됐다. 권력을 이용해 헌법 정신을 유린한 이 엄청난 사건에 임명권자가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 게 온당한가?" 라고 홍 지사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경남도의회는 도의원 총 55명 중 새누리당 49명(비례 3명), 더불어민주당 2명(비례 2명), 정의당 1명, 무소속 3명으로 구성되어 여 의원과 함께 도지사의 잘못된 도정 운영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함께 낼 수 있는 의원의 수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당일(7월 12일) 임시회 신상 발언 시간에 이병희 의원은(무소속, 밀양 1(올해 조해진 전 국회의원과 동반 탈당) 단식농성을 하는 여 의원을 언론을 통해 비판하였다. 단식농성 시작 당일 열린 임시회에서는 신상발언을 통해 ‘의회 민주주의를 부정한다, 농성할 것이면 스스로 도의원 직책을 내려놓고 거리로 나가라’며 오히려 여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였다.
여영국의원과의 인터뷰는 7월 12일 오후 2시 단식농성 장소인 경상남도의회 현관 앞에서 진행되었다.
[사진] 경상남도의회 현관 앞에서 여영국 도의원(정의당, 창원5)이 '홍준표 경남도지사 사퇴촉구'를 위하여 단식 농성 중에 있다.
단식농성을 시작한 이유는?
“경남도 교육감 주민소환 허위서명 사건은 중대한 문제이다. 특히 선거를 통해 선출된 교육감직을 박탈하기 위해 관권을 이용했다.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에 대하여 경남도의회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도지사가 책임을 질 것으로 생각했지만, 상식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이었다. 홍준표 지사가 물러갔으면 하는 바람이 많은 분들께 잠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단식농성이 구심점이 되길 바란다.”
향후 전개 방향은?
“경남 18개 시·군을 구석구석 순회하며 지사로서 자격이 없음을 알려 나갈 것이다. 도당차원에서 정당연설 형식으로 알려 나갈 것이며, 도민의 공분을 일으키는 독선과 폭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끝으로 정의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진주의료원 폐업 문제와 무상급식 지원중단 문제에서 보았듯이 홍준표 지사의 ‘일방통행식’ 행정에 대해 많은 분이 알고 있다. 하지만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으며, 이번 교육감 주민소환 허위서명 불법사건의 책임을 공무원들에게 미루는 모습을 보였다. (불법서명운동 구속기소자 중 현직 공무원 3명) 18개 시·군 자치 단체에 대해서도 감사라는 권한과 권력으로 철저하게 ‘갑질’ 행세를 하고 있다 생각한다. 당원과 지지자 여러분들께서 이런 점을 고려하시어 앞으로 홍준표 지사 주민소환운동을 위한 여론형성에 SNS 등을 통해 힘을 보태 주시길 부탁드린다. 특히 경남에 연고가 있는 분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이후 ‘개, 쓰레기’ 라는 막말을 들은 여 의원은 홍 지사를 모욕죄로 고발했지만 경남도 비서실장을 통해 3차 고발을 하여 홍 지사의 태도 변화는 전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 의원의 단식농성은 연대를 통한 ‘홍 지사 사퇴촉구’요구를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
창원시의회 내 범야권 의원으로 구성된 민주의정협의회는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경남도민들이 뽑아준 의원에게도 저런 식으로 막말을 하는 것을 보면 시의원들에 대한 도지사의 인식 수준은 어떨지 우려 된다", "홍준표 도지사는 막말 발언과 함께 지방자치를 모욕한 것에 대해 도민들과 창원시민들에게 진정한 사과와 함께 이 모든 걸 책임지고 도지사 사퇴를 촉구 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노회찬 국회의원은(정의당, 창원 성산) “심신이 상실된 상태다.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라고 비판했다.
이후 시민·학부모 단체, 정당 관계자 등의 격려 방문과 동참이 이어졌다. 15일에는 차윤재 경남시민사회연대회 대표와 조유묵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이, 16일에는 창원시의회 야권의원 6명이 단식을 하루 동안 함께 했다. 15일 방문한 의창구 학부모 단체는 “눈앞에서 카메라를 들이대고 홍준표 지사를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웃음까지 날리면서 도의원에게 ‘2년 동안 단식 하세요’라는 말을 할 수 있느냐. 이럴 순 없다”고 개탄했다.
17일에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이(국회의원, 김해을) 농성장을 방문하여 "막말 정치는 도민 손으로 추방해야 한다. 이 과정에 야당의 단결된 힘을 함께 보여 주겠다"하며 힘을 보탰다. 또한, 18일에는 국민의당 강학도 경남도당 위원장이 방문하여 “홍 지사가 도의원에게 ‘쓰레기’라고 발언한 것은 도의회와 도민을 무시하는 처사라 볼 수 있다. 홍 지사는 도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했다. 여 의원의 단식농성에 힘을 보태는 격려방문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홍 지사 사퇴촉구’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출처: http://www.justicei.or.kr/584?category=671202 [정의정책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