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정미 대표·정혜연 부대표 외 32차 상무위 모두발언
이정미 대표 "오늘 수능, 학생 안전에 위협 없도록 관련 당국은 만반의 조치 다해야.. 정부, 수능 개편 1년 유예한 만큼 입시제도 획기적으로 바꾸길"
"김관진 석방 결정, MB 비롯한 관련자들의 증거인멸 시간 벌어준 꼴"
"JSA 귀순 조사결과, 대응 사격 없었다던 자유한국당 주장은 무책임한 궤변"
"새 고위공직후보자 인사기준, 향후 인사는 스스로 정한 기준 추상같이 지켜야"
정혜연 부대표 "제주 현장실습생 사고, 재발 없도록 철저히 근로감독 나서야.. 현장실습이 '교육 현장'기능 다할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야"
김종대 평화본부장 "환자 치료에 전념해야 할 의사가 저로 인해 부담 지게 된 것 사과" "사태 수습 후, 이국종 교수 직접 만나 대화하고 사과할 것"
김영훈 노동본부장 "한화 3남 변호사 폭행, 우리 사회 야만성의 일단 보여줘" "당사자인 김앤장,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재판에서 재벌 하수인으로 등장한 것 유감"
일시: 2017년 11월 23일 오전 9시
장소: 본청 223호
■이정미 대표
(2018학년도 수학능력시험 실시 관련)
포항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된 2018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오늘 실시됩니다. 일주일 미뤄져 마음고생도 그만큼 길어졌습니다. 전국의 수험생 모두가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또 노심초사 수험을 함께 준비한 교사와 학부모 여러분께도 격려의 말씀을 보냅니다. 무엇보다, 당국은 지진의 여파로 학생들의 안전에 위협이 가는 일이 없도록, 만반의 조치를 다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내년 8월까지 수능시험 개편을 약속했습니다. 시험 한번으로 일생을 좌우하는 현행 입시제도는 결코 최선이 아니며, 변화해야만 합니다. 개편을 1년 유예한 만큼 제도를 획기적으로 바꾸어, 청소년들을 입시지옥에서 해방시켜야 합니다. 정의당도 경쟁교육을 넘어, 혁신교육을 이루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김관진 석방 결정)
어제 법원은 김관진 전 국방장관의 석방을 결정했습니다. 적폐 본산 이명박 정부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꺾은 것으로,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관련자들의 증거인멸이나 말맞추기 시간을 벌어준 꼴이 될 것입니다. 이전 정부의 국정 농단, 정치개입의 모든 적폐를 철저히 드러내고 심판해야 합니다. 바로 그 징표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수사이며, 사법부는 시대의 흐름과 정의에 역행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유엔사 JSA 귀순 조사결과 발표 관련)
어제 유엔군사령부가 JSA 귀순병사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CCTV 화면에서 확인된 것처럼, 군사분계선을 침범하고 분계선 너머 총격을 가한 북한군 행위는 정전협정에 대한 심각한 위반입니다. 유엔사는 이 문제를 엄중히 항의하는 한편, 북한은 재발방지를 약속해야만 합니다.
어제 유엔사는 “불확실하며 모호한 사건으로 갈등을 고조시키지 않고 마무리한 JSA 경비대대 한국군 대대장의 판단을 지지한다”고도 발표했습니다. 귀순 당시 우리 군의 대응이 적절했다는 점이 확인된 것입니다. 대응사격을 하지 않았다고 목소리 높였던 자유한국당의 주장은 무책임한 궤변에 불과했습니다. 우리 장병의 안위는 걱정하지도 않고, ‘묻지마 강경대응’만을 주장하는 자유한국당은 이제라도 반성문을 제출해야 합니다. 정부 또한 불필요한 JSA 내 교전수칙 개정을 논의할 게 아니라, 대대장 포상 등 응당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새 고위공직후보자 인사기준 관련)
청와대가 기존 5대 인사원칙에 음주운전과 성 관련 범죄 항목을 추가하고, 배제기준을 구체화하는 고위공직후보자 인사검증 기준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조각 과정에서, 5대 인사원칙을 대통령이 공약했음에도 결과적으로 지켜지지 못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구체적 기준이 없다는 말은 이제부터 핑계라는 것은 청와대가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향후 적용되는 고위공직자 인사에는 스스로 정한 기준을 추상같이 지켜야, ‘말 바꾸기’,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정혜연 부대표
(제주 현장실습생 사망)
지난 9일 제주지역 특성화고등학교에 다니는 열아홉 살 이군은 제주의 제조업체에서 현장실습 중 사고를 당했습니다. 이군은 열흘동안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다 지난 19일 결국 숨을 거뒀습니다.
현장의 문제는 심각했습니다. 당시 사고현장에는 이군 외에 동료 학생 1명만 있었을 뿐, 해당 업체 직원들은 없었습니다. 회사는 단 5일 간의 교육을 시킨 뒤 음료공장라인 일부를 관리하는 역할을 이군 혼자에게 떠맡겼습니다. 이전에 공장라인에서 미끄러져 두 번이나 사고를 당한 적이 있었고, 이군이 위험하니 사람을 더 붙여달라고 했음에도 회사는 3~4일 동안만 사람을 붙였다가 빼버렸다고 합니다.
또한 언론에 나온 이군의 업무일지를 보면 이군은 지난 9월부터 매일 12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습니다. 추석연휴를 제외하고 모든 날이 연장근무의 연속이었습니다. 업체 관계자는 “현장 실습생이 아닌 일반 사원처럼 생각하고 업무를 맡겼다”고 말합니다. 일을 마치고 쉬고 있는 중에도 라인에 문제가 생기면 나가서 일을 봐야 했다고 합니다. 학교와 업체가 맺은 실습협약서를 어긴 근무형태입니다.
현재의 현장실습제도는 학생들에게 본격적인 사회 진출 전, 교육의 경험을 제공한다는 취지를 완전히 상실했습니다. 그 대신 청년들을 위험한 노동으로 내몰고 장시간 저임금으로 착취하는 수단으로 전락한 지 오래됐습니다. 올해 초에는 LG유플러스 고객센터 특성화고 실습생이 사망했고, 8월에는 외항사 실습을 나갔던 목포해양대 학생이 장시간 노동에 지쳐 숨졌습니다.
청년들에게 사회 진출의 첫발걸음을 위험하고 고된 노동으로 시작하라며 강요하고, 결국 쓰러져도 ‘나 몰라라’ ‘네 책임이야’라는 식의 실습생 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실습생을 값싼 노동으로만 보는 노동현장의 인식 또한 바뀌어야합니다.
가장 시급한 일은 실습장에 대한 철저한 근로감독입니다. 특별근로감독을 제도화하고, 실습협약서와 근로계약서가 다르거나 지켜지지 않을 경우, 위법·탈법 행위를 저지른 사측에 대한 강력한 처벌조항을 마련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교육’이라는 취지에 맞게, 현장실습생 혼자에게 업무를 떠맡기는 일이 없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합니다. 학생 뿐 아니라 학부모, 실습생 사용자에 대한 노동법 교육을 강화해 노동법을 위반한다면 강하게 처벌받는다는 점, 노동법 위반은 신고해야할 범죄라는 점을 명확히 교육해야 합니다.
이러한 제도적 개선을 통해 현장실습제도가 ‘저임금노동 양성소’가 아닌 ‘교육의 현장’으로 제기능을 할 수 있도록, 국가의 전면적인 관리와 투자가 이루어져야합니다. 다시는 소중한 목숨이 아스라히 쓰러지는 일이 없도록, 이런 비통한 죽음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정의당이 앞장사서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겠습니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김종대 평화로운 한반도 본부장
최근 이국종 교수와 제가 마치 공방을 주고받은 것으로 언론에 대서특필 되었고, 이로 인해 많은 국민의 우려가 있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먼저, 몸이 건강히 회복되고 있는 귀순 병사의 회복을 축하드립니다. 또한 병사의 회복을 위해 불철주야 헌신하신 이국종 교수의 노고에 대해서도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환자 치료에 전념해야 할 의사가 저로 인한 공방에서 마음에 큰 부담을 지게 된 것에 대해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태가 수습되면 불필요한 오해를 해소하고 화합을 위해 제가 이국종 교수를 직접 만나 충분한 대화를 나누길 기대합니다. 오늘의 사과는 추후 만나서 다시 한 번 직접 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언론보도와 관계되어 한 가지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도할 것을 촉구합니다. 일부정당에서 “북한 주민의 90%가 기생충에 감염되어 있다”며 북한을 마치 기생충이 점령한, 더럽고 혐오스러운 나라로 묘사하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으므로 사실 확인을 촉구합니다. 북한에서는 일년에 두 차례 주민에게 구충제를 보급하고 있고 이것이 가장 중요한 민생사업이라는 증언도 있습니다. 이번 귀순병사의 경우엔 그 구충약을 제때 복용하지 못했거나, 또는 특정 지역에서 구충약 보급에 사각지대가 생겨서 기생충에 심각하게 감염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여러 경우의 수를 따져 북한의 정확한 실상을 알고자 하는 노력 이전에, 마치 북한이 기생충의 나라, 더럽고 혐오스러운 나라라며 낙인을 찍는 발언과 확인되지 않은 보도는 이번에 목숨을 걸고 귀순한 병사를 포함한 탈북자의 인권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자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 김영훈 노동이 당당한 나라 본부장
최근 보도된 한화 김승연 회장의 3남, 김동성 씨의 음주폭행 사건은 우리 사회 야만성의 일단을 보여주기 충분합니다. 재벌의 갑질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번 사건의 피해자가 국내 최대 로펌을 자임하는 김앤장의 변호사들이었다는 점에서 가히 충격적입니다. 차마 입에 담을 수없는 폭언과 폭행, 그리고 이를 부축하는 변호사의 뺨을 때리고 머리채를 흔들었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그야말로 막장의 끝이 어딘가 가늠하기도 힘듭니다.
더 심각한 것은 이 사건이 수개월 전 벌어졌지만 계속 은폐되어왔고 최근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는 점입니다. 그런 김앤장이 어제 노동부의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시정명령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대리하는 재벌의 하수인으로 다시 등장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김동성 씨가 ‘너희들의 주주가 누구냐’ ‘아버지 뭐하시는 분이냐’고 폭언을 일삼은 것은 김앤장이 인권의 마지막 보루로서 법률가의 소임을 멀리하고 오로지 상업적 논리에 따라 가진 자 들의 하수인을 자처한 결과인지도 모릅니다. 지금 김앤장이 소송을 제기해야할 당사자는 어려운 처지에 있는 파리바게뜨 청년 노동자가 아니라, 탐욕과 오만으로 가득 찬 비뚤어진 재벌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재벌과 법률가단체의 맹성을 촉구하고 법원의 추상같은 판결을 기대하겠습니다.
2017년 11월 23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