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바른정당 유승민 신임 대표 내방 대화
일시: 2017년 11월 14일 오후 2시 30분
장소: 본청 223호
이정미 대표 (이하 이) : 이렇게 어려울 때 대표를 맡으셔서 어깨가 무거우시겠지만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이하 유) : 감사하다.
이 : 바른정당은 지난 촛불혁명 과정에서 태어난 정당이고 많은 국민들의 기대를 받고 태어난 정당이라는 것을 제가 잘 알고 있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보수로 거듭나, 대한민국 사회를 이끌어 갈 보수와 진보 진영의 양 날개가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있는 정치를 바라는 많은 국민들의 기대가 있었다. 그 기대를 책임 있게 이끌어나가기 위해 (대표님께서) 이 자리까지 오셨다고 생각한다.
어제 취임 일성을 보니, “죽음의 계곡을 건너겠다”는 말씀하셨다. 저도 당대표가 되고 처음 취임사에서 그런 말을 했다. “대한민국 사회는 지금 전환의 계곡을 넘어서고 있다.” 아담 쉐보르그스키가 한 말이다. 민주화 이후, 모든 사회는 사회·경제적인 혼돈과 어려움을 겪게 되어있고, 이를 잘 극복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표님께서 단순히 ‘죽음의 계곡’만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정의당과 함께 ‘전환의 계곡’을 잘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보수와 진보 모두에게 맡겨진, 국민이 편안하고 안정적인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정치임무를 잘 수행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유 : 정의당의 이정미 대표께서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정의당이 진정한 진보정당이라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고 개인적으로 정의당의 심상정, 노회찬 의원님과 17대 국회 때 처음 뵈었고 제가 많이 배웠다. 그분들의 열정, 노동자·농민·서민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시고 정책대안을 발굴했다. 비록 적은 의석이지만 국회에서 법안과 예산을 관철하려는 투지와 의지를 보여주시는 것을 보고 굉장히 놀랐고, 국회의원을 제대로 하려면 저렇게 성실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가졌다.
진보든 보수든 그런 구분이나 명칭이 중요한 게 아니라, 궁극적으론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느냐, 더 따뜻하고 정의로운 공동체를 만들어서 물려주느냐, 정치의 목적이 거기에 있다 생각한다. 정의당이 그런 점에서 의석수에 비해선 훨씬 큰 역할을 의회 안에서 해왔다고 생각한다. 이정미 대표께서 새로 취임하고 그 훌륭한 전통을 계속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을 보면서 존경하게 됐다. 국회 본회의장에서도 굉장히 가까이 앉아있다.
바른정당이 ‘죽음의 계곡’이라는 표현을 썼다. 보수가 소멸될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해있고, 이 위기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굉장히 근본적이고 뿌리 깊은 위기다. 바른정당이 의석수도 줄어들고 여러 진통을 많이 겪고 있지만, 새로운 보수의 불씨를 살리는 것은 저나 바른정당 당원 모두의 시대적인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각오 단단히 다지고 있다. 원내 교섭단체가 깨지고 비교섭단체가 됐지만 정의당이 그동안 어떻게 비교섭단체로서 경쟁력을 유지해왔는지 그 비결도 배울 겸 인사드리러 왔다.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감사하다.
이 : 근래에 정의당뿐만 아니라 국회 정치권 안에서 굉장히 관심을 끄는 단어가 하나 있다. 그게 바로 ‘비교섭단체’다. 도대체 비교섭단체가 무엇이길래. 그래서 제가 한 방송에서 “국회 안에서 비교섭단체가 된다는 것은 유령 취급을 당하는 것이다” 그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 하지만 몸집이 작다고 꿈도 작은 것은 아니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그리고 몸집이 작다고 그 정당이 대의하고 있는 유권자들의 수가 적은 것도 아니다, 이런 생각이 든다.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것은 이제 국회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고 수렴할 수 있는 구조로 변화가 되어야 하고 지난 촛불 과정에서 우리 국민들이 바랐던 많은 요구들이 이제 일상적으로 잘 수행될 수 있는 정치, 그것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제가 정치 개혁이야 말로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개혁의 최종 목적지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그런 점에서 어제 대표님께서 우리 사회의 선거제도개혁을 중요한 과제로 제기 하셨고, 이를 단순히 정치개혁특위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다. 선거제도개혁을 원하는 정당은 지금 자유한국당 빼고 다 선거제도개혁이 필요하다고 모든 대표들이 얘기하셨다. 그리고 얼마 전 시정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직접 민의를 수렴하는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얘기를 하셨다. 저는 지난 촛불탄핵연대 과정에서 모든 당이 100% 의사가 일치 돼야만 국회에서 중요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경험을 함께 했다고 생각한다. 뜻을 함께하는 정치세력들이 이것이 정말 국민의 뜻이고 옳은 방향이라고 한다면, 그 방향을 쭉 밀고 나가면서 아직 동의하지 않는 정치세력들도 설득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은가, 하는 말씀 드리고 싶다. 또한 이번 20대 국회가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키는 굉장히 중요한 이정표 같은 국회를 한 번 바른정당과 만들어 보고 싶다. 이런 말씀을 전해 드리고 싶었다.
유 : 감사하다. 의석수와 지지도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은 저희 바른정당이 꼭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선거제도개편과 관련해서는 저희 바른정당이 국민의당 하고도 이야기를 해왔고 또 정의당의 선거제도에 대해서 정의당의 아주 오랜, 일관된 생각은 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심상정 전 대표께서 저만 만나면 제 귀에 딱지가 앉도록 열심히 말씀 하셨기 때문에 저희들도 민의를 더 정확히 반영할 수 있고 국민들께서 흔쾌하게 수용할 수 있는 그런 선거제도 개편을 위해 정의당과 함께 노력하겠다.
이 : 한 가지만 더 말씀 드리겠다. 비교섭단체가 되고 나면 이제 겪을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이고 저희들도 마찬가지다. 그럴 때 다시 또 교섭단체 따로 있고 비교섭단체끼리 또다시 경쟁하는 이러한 불합리한 구조를 탈피해 나가는 것이 꼭 필요하다. 그래서 국회 내에 교섭단체, 비교섭단체 구성 여건에 대한 부분들도 개혁 방안들을 함께 모색했으면 좋겠다. 다음으로 선거제도개혁과 관련해서도 각 당이 정책적 방향에 대해서 조금 미세한 차이들이 있다. 그런 부분들을 당 대 당이 허심탄회하게 어떠한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바른 방향일지에 대한 논의가 심도 깊게 이뤄졌으면 좋겠다.
2017년 11월 14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