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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위원이 말한다

정의당의 논평, 브리핑, 당론, 현안에 대한 각종 입장 등을 올리는 곳입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맞는 것입니까

  • 2020-08-06 23:00:01
  • 조회 2021

[어떻게 하는 것이 맞는 것입니까]

 

어제 혁신위 전체회의가 있었습니다.

결국 월요일 회의에서 12인과 6인으로 나뉘어져 각자 안을 수요일까지 작성해오기로 하고, 각각 작성한 후 다시 전체가 한자리에 모인 것입니다.

 

미리 밝혀두지만, 월요일 회의에서 12인과 6인으로 나뉘어진 책임은 저를 포함한 양측 모두에게 있는 것입니다. 어제 회의에서도 시작과 동시에 이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를 확인하는 의미없는 논쟁이 붙었습니다. 그래도 이내 각각의 안에서 최대한 합의점을 찾는 쪽으로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첫번째로 강령개정에 대한 내용을 합의했습니다]

5가지 합의한 방향에 대해서만 강령을 일부 개선/수정하기로 한 것입니다.

 

저는 여전히 강령 개정에 반대합니다. 지난 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강령 개정을 하게 되면 저마다의 신념을 강령에 넣기 위해 힘쓸 것이고, 당이 엄청난 신념의 갈등 속으로 들어갈 우려가 크기 때문입니다.

(http://www.justice21.org/newhome/board/board_view.html?num=133361&page=1)

 

하지만 당시의 상황에서 제게 더 큰 걱정은, 강령에 대한 내용까지 두 가지 다른 안으로 제출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나쁘게 보면 정말 뿌리에서부터 당이 분열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한발 물러서는 태도로 대화에 임했고, 이는 다른 위원들도 같았습니다. 그렇게 모두가 합의한 5가지 방향에 대해서만 강령을 일부 개선/수정하기로 하였습니다(정확한 문장은 최종안에서 조금 달리 표현될 수 있기에 미리 보고드리지는 않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나머지 의제는 일단 합의 이루지 못했습니다. 당원제도(지지당원제), 지역활성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우선 진행되었는데, 두 의제 모두 명확한 합의점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여기서 계속 고민이 생깁니다

 

 

[지도체제, 부대표의 수를 늘리는 것에 대한 고민입니다]

 

역할도 분명하지 않은 부대표의 수를 늘리는 것은 근본적으로 계파를 위한 밥그릇 늘리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비례의석을 두고 37명의 후보가 등장하며 계판 간 갈등 뿐만 아니라 계파 내 갈등까지 고조됐던 지난 비례경선처럼 이제는 부대표 자리를 두고 똑같은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당원과 당을 위한 길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까지 지도체제에 있어서는 ‘현행 유지(+ 대표단 신설로 부대표의 권한 보완)’ 입장을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끝까지 이 입장을 유지한다면 강령 개정을 제외한 나머지 혁신안은 각각의 다른 안으로 제출될 확률이 큽니다. 그렇게 된다면 많은 부분에서 서로로부터 더 멀어진 두 가지 복수안을 당원 분들께 제출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도리적으로 맞는 일인가, 자칫 당대회를, 그리고 우리 당을 혼란스러운 싸움판으로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한 켠에 계속 남아있습니다.

 

반대로, 오히려 뚜렷한 선택지를 두고 당원들과 대의원들이 분명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더욱이 가장 우려되었던 강령 개정을 합의한 상황에서, 제도적인 것은 충분히 복수안으로 제출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이정도는 대내외적으로 크게 무리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해외의 정파연합 진보정당은 이보다 더 뚜렷한 안들을 가져와서 당대회에서 결정하는 사례들도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생각들이 끝까지 ‘현행유지’ 입장을 고수해야 한다는 생각을 뒷받침합니다.

 

단일안으로 한다면, 부대표를 6인으로 하는 안으로 합의될 확률이 가장 높습니다. 분명히 우리 당에 좋지 않은 길입니다. 주변에 조언을 구하니 몇몇 분들은 그렇게 제출하고, 대의원대회에서 부대표 수를 다시 줄이는 수정 동의안을 내면 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의원대회를 볼 때, 제출된 원래 안이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가장 큰 것이 사실이라 이 방안이 확실하진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단일안을 내는 가치가 더 큰 것인가, 지도체제에 대한 개악을 막는 것이 더 큰 가치인가.

 

다음 회의인 토요일 오전 10시까지 계속 고민하게 될 것 같습니다. 생각의 깊이가 충분하지 못하여 스스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죄송한 마음으로 당원 분들께 고민을 나누고, 생각을 여쭙습니다.

(의견이나 문의사항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참여댓글 (3)
  • 구자호

    2020.08.07 01:25:51
    저는 복수안으로 제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한 모든 쟁점이 좁혀지기 어려운 부분들이고 오히려 단일안으로 만들려고 하면 이도저도 아닌 안이 올라올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성현 혁신위원이 걱정하는 지도체제 단일안이겠죠. 단일도 아니고 집단도 아닌...

    혁신의 길은 실패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실패가 두려워 애매한 타협안이 나온다면, 대의원대회가 혁신을 결의하는게 아니라 봉합을 결정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어려운 과정 지나왔지만, 마지막까지 힘내주세요~
  • 큰연못

    2020.08.07 03:05:41
    강령 개정에서 합의를 이루었다면 제도적인 부분은 복수안으로 제출하되, 당대회가 아닌 당원 총투표로 결정하는 방안을 생각해 보세요.

    대의성에 대해서 문제제기가 강하게 되고 있는 대의원대회를 거치게 되면 어떤 혁신안 안건이 선택이 되든 또다시 갈등이 발생할 여지가 많습니다.

    그럴바에 차라리 당원 총투표로 넘겨서 정당성을 확보하는 쪽이 바람직합니다.

    이정미 전 대표가 공개 토론회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결국, 혁신안을 실행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차기 지도부이므로 당원 총투표를 통해 정당성을 확보한 혁신안을 던져 주어야만 그 책임이 무겁게 갑니다.

    여러모로 생각이 많겠지만, 정의당에서 왜 정치를 하겠다고 결심했는지 돌이켜 보시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 난 제 정신

    2020.08.07 06:38:38
    제정신들이였으면 진작에 그런 생각했겠죠?! 제도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예요. 이 사람들로는 안 되요. 그래도 이 사람들을 대부분의 당원들의 힘으로 컨트롤해야해요. 이미 정의당 지도부의 대의성은 사망했어요. 간접 민주주의에 문제에 생기면 원래 주인인 직접 민주주의가 관여해야죠... 그리고 정의당은 전 이미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연명해볼려면 거의 모든 사항들을 당원들의 의견들에 의해 결정하는 시스템을 계속 운영해야할겁니다. 아 난 제정신이여서 탈출한 전당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