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혁신안 초안을 읽고 (3)
- 2020-08-02 12:39:12
- 조회 1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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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혁신안 초안을 읽고 (1)
www.justice21.org/133523
정의당 혁신안 초안을 읽고 (2)
www.justice21.org/133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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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터라 총선이 끝나고 혁신위를 구성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내심 반가웠습니다. 최소한 제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을 당에서도 어느 정도 공유하고 있는 것 같았으니까요. 그러나 그게 제 착각이었다는 걸 혁신안 초안을 읽으면서 깨달았습니다. 혁신안 초안은 몇 번을 읽어봐도 '다음 총선에서 원내 교섭단체라도 구성해보기 위해선 무엇을 어떻게 혁신해야할까'를 고민한 결과처럼 보이진 않았으니까요.
강령을 개정하자는 내용부터 그렇습니다. 전 이 안이 '민주당 2중대를 탈출하자'는 강박에서 나왔다고 짐작합니다. 민주당의 스펙트럼은 갈수록 넓어지고 있고 그 중 왼쪽에 있는 이들이 말하는 세상이 정의당이 말하던 '정의로운 복지국가'와 비슷해 보이니까, 불평등, 차별 금지, 기후 위기 등 아직 저들이 크게 말하지 않는 의제들을 전면에 부각해 차별화를 두자는 의도였다고요.
아직 우리나라는 '정의로운 복지국가' 근처도 못갔는데, 혁신안에 강령을 개정해야 하는 이유로 '정의로운 복지국가로는 진보정당의 독창성과 독자성을 전달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고 적혀있는 게 전 그렇게밖에는 해석되지 않더군요.
그걸 읽으면서 전 새삼 정의당의 존재 이유가 궁금해졌습니다. 정의당은 민주당과 확연히 구분되는 선택지가 되기 위해 존재하나요? 아니면 정말로 살만한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존재하나요? 당연히 후자일 것 입니다.
그렇다면 이 제안은 이상합니다. 그 많은 의석수를 가진 민주당이 좌회전을 해준다면 정의당이 꿈꾸는 '정의로운 복지국가'의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일텐데, 그럼 먼저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꿈꾼 정당으로서 민주당의 좌회전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선도하는 것이 맞을텐데, 민주당이 정의로운 복지국가 비슷한 얘기를 하니 정의당은 이제 다른 의제를 얘기하자고 하는 건 집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의 생각 같지 않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 혁신 해야할 게 있다면, 그건 강령이 아니라 정의당의 허약함일 것입니다. 민주당은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의석수나 지방자치단체장 자리를 확보해 의제들을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제안하는 반면 우리는 고작 말로만 이야기 하는 상황을 몇년째 벗어나지 못하는 허약함.
심지어 의제를 선점하고도 그 주장의 구체적인 내용을 세밀하게 정립하거나 대중 설득력을 확보하지도 못해 그 의제를 선점한 효과마저도 민주당이 따라 얘기하는 동시에 잃어버리고, 결국 그게 민주당 손에 의해 실현된 훗날 '사실 그거 우리가 먼저 얘기했던 거다' 라는 식으로 자존심 챙기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못하는 허약함 말이죠.
민주당과의 차별화는 그런 허약함이 정의당에서 사라질 때 진정으로 가능할 겁니다. 민주당과 다른 얘기를 해서 얻는 차별성이 아닌, 민주당과 같은 얘기를 해도 정의당이 말하는 것이 훨씬 논리적이고, 실용적이며, 구체적인 데서 오는 진짜 차별성 말이죠. 그걸 획득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는 게 혁신이지 '우리는 민주당과 다른 얘기를 해야만 해'하는 건 그저 강박에 불과합니다. 그런 강박에 쫓겨만 다닌다면 우리는 평생 민주당이 얘기하지 않는 '힙한' 의제를 찾아 떠도는 힙스터 소수 정당에 그칠 뿐일 겁니다.
그 외에도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업무 플랫폼 개발·운영' 정도의 안을 제외하고는 사실 이게 무엇을 위한 혁신안 인건지, 혁신안이라고 불러도 되는 건지 싶었던 게 혁신안 초안을 읽은 제 솔직한 감상이었습니다. 그래도 다른 부분은 좀 실망스러웠을 뿐 이렇게 긴 글을 쓰게 만들 정도로 거슬리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원이 직접 만드는 굳건한 정의당으로 거듭나자'는 부분에서는 버튼이 눌리더군요.
전 이번 혁신위의 소통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혁신위 게시판을 외부에도 공개한 것은 물론이고 SNS, 이메일 등 의견을 전달할 다른 창구도 열고, 해시태그를 활용하려 했던 시도 역시 좋았습니다. 그런데 왜 혁신위에서 당원의 의견을 모을 때 사용한 방법 비슷한 것도 혁신안의 '당원이 직접 만드는 굳건한 정의당으로 거듭나자'는 부분의 세부내용에선 찾아볼 수 없고, 당원 교육을 확대하자거나 기관지를 도입하자는 등 당의 생각을 당원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안만 언급이 되어있는 건가요?
이런 모습을 볼 때 마다 '답정너'란 단어만 떠오릅니다. 어차피 정답은 정의당의 주류가 공유하고 있는 생각으로 정해져 있으니 너희는 밖에 공개하기 부끄러운 소리 하지말고 조용히 당비만 내란 얘기처럼 들려서요.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이 정답이라고 믿는 근거가 무엇인가요? 선거만 하면 민주당과 미통당이 가장 많은 표를 받고 정의당 의석은 고작 여섯석에 불과하며 우리보다 선명한 녹색당은 원외정당인게 현실인데 말이죠.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선명한 생각은 여러분들 사이에서는, 그리고 여러분들이 그렇게 세팅해놔서 여러분들 마음에 드는 의견만 선별적으로 올라오는 여러분들의 SNS 타임라인 안에서는 정답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집권이라는 문제에 답은 분명히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미 정해져있는 정답'과 다른 의견은 애초에 들을 생각도 않고, 마주하게 된다해도 그저 가르치려 들거나 '너 그런 생각 가지고 있으면서 왜 진보정당에 있냐'며 쫓아내려 들고..이런 당이 집권할만큼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겠습니까? 그나마 당의 가치에 공감하는 바가 있어 당에 가입한 당원마저도 각론에서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으면 이런 식으로 대하며 당에 질리도록 만드는 데 당원도 아닌 대중들을 설득할 수 있겠냐고요.
혁신위에서 정말로' 어떻게 하면 다음 총선에서 유의미한 의석수를 확보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면 당원간 쌍방향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들이 더 많이 들어있어야 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생활 당원'들과 '활동가 당원'들이 서로를 존중하며 서로의 생각이 다른 부분에 대해 토론하고 어떤 접점을 찾아낼 수 있도록 유도할 방안만 있다면 각론에 있어 생각이 다른 당원이 많다는 건 정의당의 무기가 될 수도 있을텐데, 이런 부분은 전무하고 '지지당원제 도입, 당비 천원으로 인하'만 들어가 있는 게 '혁신안' 입니까?
물론 저도 요즘 같으면 다달이 당비 만원씩 내는 거 아깝습니다. 액수가 문제가 아니고요 정의당이 집권하는 날은 평생 오지 않을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정치는 약자들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데, 돈도 빽도 없는 입장에서 그 무기가 제대로 기능만 한다면 달에 만원이 아깝겠습니까? 오만원, 십만원씩도 낼 수 있지요.
그러나 장난감 칼 수준에 불과한 6석의 의석을 가진 정의당은 정해진 답과 다른 의견을 말하는 당원들 앞에선 귀를 막고 있고, 당의 간판인 원내의원들은 당에 가져올 파장은 생각지도 않고 본인들의 정의에만 꽂혀서 발언하며 (정작 본인들이 그만큼 정의로운 사람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답을 회피하면서 말이죠) 집단 탈당 사태의 계기나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당이 쪼개지고, 갈라지고, 작아지게 만드는 일만 골라하는데 이 당이 이대로 집권할 수 있을 거라 믿으면 그게 이상한거죠.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이 부분을 담당한 혁신위 소위에선 고민했어야 하는 건 '어떻게하면 부끄러운 소리 밖에 새어 나가지 않게 하면서 당원들도 늘릴 수 있을까'아니라, 그래서 일방적인 소통 방법 도입만 얘기하고, 당비 천원 인하 같은 방안만 내놓을 게 아니라, 당의 가치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 당에 들어온 당원들이 각론에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도 서로를 존중하며 소통할 수 있는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까, 그래서 어떻게 하면 '노무현과 전태일의 만남'을 구호에만 머무르지 않을 수 있게 할까 였어야 합니다.
그런 고민 끝에서 나온 혁신 방안이 없이는, 지금처럼 우리가 실은 얼마나 다른 사람인지 확인하는 일, 그래서 서로가 서로를 당에서 쫓아내려 하는 일만 이어질겁니다. 그리고 그런 뺄셈의 끝에 정의당이 처음 꿈꿨던 대중적 진보정당은 결코 없을 겁니다.
정의당 혁신안 초안을 읽고 (1)
www.justice21.org/133523
정의당 혁신안 초안을 읽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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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터라 총선이 끝나고 혁신위를 구성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내심 반가웠습니다. 최소한 제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을 당에서도 어느 정도 공유하고 있는 것 같았으니까요. 그러나 그게 제 착각이었다는 걸 혁신안 초안을 읽으면서 깨달았습니다. 혁신안 초안은 몇 번을 읽어봐도 '다음 총선에서 원내 교섭단체라도 구성해보기 위해선 무엇을 어떻게 혁신해야할까'를 고민한 결과처럼 보이진 않았으니까요.
강령을 개정하자는 내용부터 그렇습니다. 전 이 안이 '민주당 2중대를 탈출하자'는 강박에서 나왔다고 짐작합니다. 민주당의 스펙트럼은 갈수록 넓어지고 있고 그 중 왼쪽에 있는 이들이 말하는 세상이 정의당이 말하던 '정의로운 복지국가'와 비슷해 보이니까, 불평등, 차별 금지, 기후 위기 등 아직 저들이 크게 말하지 않는 의제들을 전면에 부각해 차별화를 두자는 의도였다고요.
아직 우리나라는 '정의로운 복지국가' 근처도 못갔는데, 혁신안에 강령을 개정해야 하는 이유로 '정의로운 복지국가로는 진보정당의 독창성과 독자성을 전달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고 적혀있는 게 전 그렇게밖에는 해석되지 않더군요.
그걸 읽으면서 전 새삼 정의당의 존재 이유가 궁금해졌습니다. 정의당은 민주당과 확연히 구분되는 선택지가 되기 위해 존재하나요? 아니면 정말로 살만한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존재하나요? 당연히 후자일 것 입니다.
그렇다면 이 제안은 이상합니다. 그 많은 의석수를 가진 민주당이 좌회전을 해준다면 정의당이 꿈꾸는 '정의로운 복지국가'의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일텐데, 그럼 먼저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꿈꾼 정당으로서 민주당의 좌회전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선도하는 것이 맞을텐데, 민주당이 정의로운 복지국가 비슷한 얘기를 하니 정의당은 이제 다른 의제를 얘기하자고 하는 건 집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의 생각 같지 않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 혁신 해야할 게 있다면, 그건 강령이 아니라 정의당의 허약함일 것입니다. 민주당은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의석수나 지방자치단체장 자리를 확보해 의제들을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제안하는 반면 우리는 고작 말로만 이야기 하는 상황을 몇년째 벗어나지 못하는 허약함.
심지어 의제를 선점하고도 그 주장의 구체적인 내용을 세밀하게 정립하거나 대중 설득력을 확보하지도 못해 그 의제를 선점한 효과마저도 민주당이 따라 얘기하는 동시에 잃어버리고, 결국 그게 민주당 손에 의해 실현된 훗날 '사실 그거 우리가 먼저 얘기했던 거다' 라는 식으로 자존심 챙기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못하는 허약함 말이죠.
민주당과의 차별화는 그런 허약함이 정의당에서 사라질 때 진정으로 가능할 겁니다. 민주당과 다른 얘기를 해서 얻는 차별성이 아닌, 민주당과 같은 얘기를 해도 정의당이 말하는 것이 훨씬 논리적이고, 실용적이며, 구체적인 데서 오는 진짜 차별성 말이죠. 그걸 획득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는 게 혁신이지 '우리는 민주당과 다른 얘기를 해야만 해'하는 건 그저 강박에 불과합니다. 그런 강박에 쫓겨만 다닌다면 우리는 평생 민주당이 얘기하지 않는 '힙한' 의제를 찾아 떠도는 힙스터 소수 정당에 그칠 뿐일 겁니다.
그 외에도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업무 플랫폼 개발·운영' 정도의 안을 제외하고는 사실 이게 무엇을 위한 혁신안 인건지, 혁신안이라고 불러도 되는 건지 싶었던 게 혁신안 초안을 읽은 제 솔직한 감상이었습니다. 그래도 다른 부분은 좀 실망스러웠을 뿐 이렇게 긴 글을 쓰게 만들 정도로 거슬리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원이 직접 만드는 굳건한 정의당으로 거듭나자'는 부분에서는 버튼이 눌리더군요.
전 이번 혁신위의 소통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혁신위 게시판을 외부에도 공개한 것은 물론이고 SNS, 이메일 등 의견을 전달할 다른 창구도 열고, 해시태그를 활용하려 했던 시도 역시 좋았습니다. 그런데 왜 혁신위에서 당원의 의견을 모을 때 사용한 방법 비슷한 것도 혁신안의 '당원이 직접 만드는 굳건한 정의당으로 거듭나자'는 부분의 세부내용에선 찾아볼 수 없고, 당원 교육을 확대하자거나 기관지를 도입하자는 등 당의 생각을 당원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안만 언급이 되어있는 건가요?
이런 모습을 볼 때 마다 '답정너'란 단어만 떠오릅니다. 어차피 정답은 정의당의 주류가 공유하고 있는 생각으로 정해져 있으니 너희는 밖에 공개하기 부끄러운 소리 하지말고 조용히 당비만 내란 얘기처럼 들려서요.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이 정답이라고 믿는 근거가 무엇인가요? 선거만 하면 민주당과 미통당이 가장 많은 표를 받고 정의당 의석은 고작 여섯석에 불과하며 우리보다 선명한 녹색당은 원외정당인게 현실인데 말이죠.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선명한 생각은 여러분들 사이에서는, 그리고 여러분들이 그렇게 세팅해놔서 여러분들 마음에 드는 의견만 선별적으로 올라오는 여러분들의 SNS 타임라인 안에서는 정답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집권이라는 문제에 답은 분명히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미 정해져있는 정답'과 다른 의견은 애초에 들을 생각도 않고, 마주하게 된다해도 그저 가르치려 들거나 '너 그런 생각 가지고 있으면서 왜 진보정당에 있냐'며 쫓아내려 들고..이런 당이 집권할만큼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겠습니까? 그나마 당의 가치에 공감하는 바가 있어 당에 가입한 당원마저도 각론에서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으면 이런 식으로 대하며 당에 질리도록 만드는 데 당원도 아닌 대중들을 설득할 수 있겠냐고요.
혁신위에서 정말로' 어떻게 하면 다음 총선에서 유의미한 의석수를 확보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면 당원간 쌍방향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들이 더 많이 들어있어야 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생활 당원'들과 '활동가 당원'들이 서로를 존중하며 서로의 생각이 다른 부분에 대해 토론하고 어떤 접점을 찾아낼 수 있도록 유도할 방안만 있다면 각론에 있어 생각이 다른 당원이 많다는 건 정의당의 무기가 될 수도 있을텐데, 이런 부분은 전무하고 '지지당원제 도입, 당비 천원으로 인하'만 들어가 있는 게 '혁신안' 입니까?
물론 저도 요즘 같으면 다달이 당비 만원씩 내는 거 아깝습니다. 액수가 문제가 아니고요 정의당이 집권하는 날은 평생 오지 않을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정치는 약자들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데, 돈도 빽도 없는 입장에서 그 무기가 제대로 기능만 한다면 달에 만원이 아깝겠습니까? 오만원, 십만원씩도 낼 수 있지요.
그러나 장난감 칼 수준에 불과한 6석의 의석을 가진 정의당은 정해진 답과 다른 의견을 말하는 당원들 앞에선 귀를 막고 있고, 당의 간판인 원내의원들은 당에 가져올 파장은 생각지도 않고 본인들의 정의에만 꽂혀서 발언하며 (정작 본인들이 그만큼 정의로운 사람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답을 회피하면서 말이죠) 집단 탈당 사태의 계기나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당이 쪼개지고, 갈라지고, 작아지게 만드는 일만 골라하는데 이 당이 이대로 집권할 수 있을 거라 믿으면 그게 이상한거죠.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이 부분을 담당한 혁신위 소위에선 고민했어야 하는 건 '어떻게하면 부끄러운 소리 밖에 새어 나가지 않게 하면서 당원들도 늘릴 수 있을까'아니라, 그래서 일방적인 소통 방법 도입만 얘기하고, 당비 천원 인하 같은 방안만 내놓을 게 아니라, 당의 가치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 당에 들어온 당원들이 각론에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도 서로를 존중하며 소통할 수 있는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까, 그래서 어떻게 하면 '노무현과 전태일의 만남'을 구호에만 머무르지 않을 수 있게 할까 였어야 합니다.
그런 고민 끝에서 나온 혁신 방안이 없이는, 지금처럼 우리가 실은 얼마나 다른 사람인지 확인하는 일, 그래서 서로가 서로를 당에서 쫓아내려 하는 일만 이어질겁니다. 그리고 그런 뺄셈의 끝에 정의당이 처음 꿈꿨던 대중적 진보정당은 결코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