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중대론의 함정에서 벗어납시다
- 2020-06-29 2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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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청년 당원 성 현입니다.
정의당 혁신위, “민주당 이중대 모습 극복해야”
정의당 혁신위, “민주당 이중대 극복하고 정부 실정 더 비판해야”
지난주 금요일 혁신위 회의 이후 나온 기사 제목들입니다.
하지만 저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합니다. 민주당 2중대를 벗어나는 것이 혁신이 아니라, 민주당 2중대 ‘공포증’을 벗어나는 것이 혁신입니다.
언제부터 우리의 정치활동 기준이 민주당이었는가? 우리의 정치활동 기준은 민주당도, 미통당도 아닌, 이름없이 묵묵히 일하는 평범한 시민들입니다. 정의당이 가야할 방향은 민주당을 피해 이리저리 헤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면 됩니다. 왼쪽이냐 오른쪽이냐, 민주당과 함께 할 것이냐 반대할 것이냐가 아닙니다. 우리는 아래로 가야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노회찬을 그리워합니다. 그런 노회찬은 민주당을 뒤따라 다닌 적도 없고, 사사건건 반대한 적도 없습니다. 민주당이 잘한 것은 함께 하자고 하고, 잘못한 것은 지적하고, 부족한 것은 제기하여 보완하였습니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세상, 일하는 평범한 시민들의 삶에 기준을 두고 민주당이 우리의 비전에 가까이 오면 이끌어 나가고, 우리의 비전에서 멀어지면 끌어당겼습니다. 설령 그것이 민주당이 아니라 어떤 정당이라도 이런 태도를 갖고 있으면 진보정당의 존재 이유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지금 정의당의 혁신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혁신위원분들에게 제안 드립니다. 정의당의 미래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 많은 당원분들에게 제안 드립니다. 정의당 혁신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민주당 2중대론’ 자체에서 벗어납시다.
지금 우리의 문제는 도리어 민주당을 신경 쓰느라, 정의당이 해야 할 일을 놓쳤다는 것입니다. 불평등, 세습자본주의에 맞서 다수 시민의 삶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 답을 제시하는 능력을 상실했다는 것입니다. ‘민주당 2중대를 어떻게 벗어날 것인지’를 물을 때가 아니라, 왜 우리는 재난기본소득, 전국민고용보험과 같은 진보적 의제를 두 눈 멀쩡히 뜬 채 민주당에 빼앗겼는지를 물어야 합니다.
지금 ‘민주당 2중대’라는 공포증은 오히려 정의당을 소수의 운동권 정당으로 전락시키고 있습니다. 이념적으로 더 선명해지는 것이 우리가 살 길이라면, 왜 진작에 녹색당, 노동당, 민중당은 다수의 사람들이 들어오는 대중정당의 길을 가지 못했는가? 민주당 2중대에서 벗어날 것을 말하면서 우리의 정체성을 더 좁게, 더 급진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면 안 됩니다. 그 길이야말로 완전한 민주당의 보완재, 민주당 2중대가 되는 길입니다.
“우리는 꿈꾸는 현실주의자들의 정당이다. 진보의 가치를 소중히 이어 가지만 낡은 이념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고, 누구의 비전과 정책이라도 참고해 나갈 것이다. 새롭게 대두되는 과제의 해결 방법을 찾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이상을 향해 나아가지만 지금 가능한 변화를 추구할 것이다.”
우리 강령에 나와 있는 말입니다. 저는 이 강령의 정신이야말로 지금의 정의당을 구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철저히 다수의 삶을 바꾸는 데 필요한 일이라면 무엇이라도 하는, 현실주의 정당이 되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독자적 지지 기반’을 만드는 길입니다.
당원 여러분들이 이제 이 실체 없는 ‘공포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해주십시오. 그 응원의 목소리 위에서 저는 혁신위원들과 함께 정의당 혁신의 방향을 더 정확하게 찾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성 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