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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위에 바란다

진보의 큰 그림을 그릴 때 입니다.

  • 2020-06-14 15:49:22
  • 조회 1013
장혜영위원장님을 비롯한 혁신위원님들께 의견드립니다.
먼저 어려운 때에 커다란 소임을 맡아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 정의당은 커다란 위기이자 기회의 때를 맞이했습니다. 정치지형이 완전히 뒤바뀌며 대한민국 주류가 교체되고 있습니다. 코로나를 통해 이 사회의 근본 문제들과 해법들이 표면에 드러나고 있습니다. 위기는 거대한 변화의 때입니다. 이럴 때 진보는 예상되는 디스토피아를 비관할 것이 아니라 유토피아를 꿈꾸며 설계해야 합니다. 눈 앞의 현안에만 끌려다니다가는 거대한 변화의 파고에 휩쓸려 사멸할지도 모릅니다.

정의당을 왜 지지해야 하는가, 정의당이 생각하는 국가변화, 진보의 비전은 무엇인가를 알기 쉽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혁신위원회가 던져야 할 화두라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혁신위원회에서 나온 문건이 없습니다. 제대로 된 논의와 토론을 위해서는 먼저 논의할 주제와 기본적인 내용이 필요합니다. 틀리더라도 제시하고 계속 수정해가며 토론을 활성화 했으면 합니다.

저는 국민이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는 주제부터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제들의 백화점식 나열이 아니라 시대적 과제와 해결방안을 던지고 국민의 동의를 얻어가야 합니다. 거대여당이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할 수 없는 과제들에 대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저는 그것이 포스트코로나, 기본소득과 일자리, 에너지전환, 남북평화, 주거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는 단순한 질병대응, 특수한 위기상황 극복의 문제가 아닙니다. 코로나가 극복된다 하여도 앞으로 팬데믹은 주기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원인은 인간의 활동이 기후를 변화시키고 생태계를 파괴시켰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국가들은 더욱 더 폐쇄적이 될 것이고 국제적 분업은 위축될 것입니다. 코로나는 질병대응, 디지털-비대면 사회의 일자리, 에너지전환과 자립, 농촌의 복원과 식량자급 등의 큰 과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기본소득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합니다. 코로나로 관심이 촉발되었지만, 기본소득 도입은 시대적 과제입니다. 이는 단순한 복지 차원이 아니라 일자리와 삶의 변화, 인간 자유의 확대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합니다. 디지털, 인공지능, 로봇 기술의 진보로 정규직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코로나는 재택근무, 비대면 등 천천히 진행되던 우리 삶의 변화를 급격히 앞당기고 있습니다.

걱정이 앞서는 분도 많겠지만 이는 강요된 노동으로부터의 자유라는 인류의 오랜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미 인류의 생산력은 인간의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시키고도 남습니다. 로봇의 일자리 대체를 우려만 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로 생산력을 더 높이고 생산된 부를 기본소득을 통해 재분배하는 방향도 가능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기본적인 삶의 조건은 사회가 보장하고, 만족도가 높은 자율적이고 보람있는 일들을 만들고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에너지전환을 이루고 생태계를 복원해야 합니다.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적극 확대하고 에너지인터넷을 세계 최초로 구축하며 전체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합니다. 아울러 모든 정책을 에너지 효율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화석연료가 부족하고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기술과 인프라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후악당에서 에너지전환 선도국으로 거듭날 특단의 대책을 세우고 관철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남북평화와 번영을 이루는 데 적극 앞장서야 합니다. 철도를 연결하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고 민간교류를 활성화시켜야 합니다. 군비를 축소하고 DMZ를 세계평화의 상징으로 만드는 것.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지금 정부는 미국의 눈치만 보면서 민간교류를 막고 있습니다. 적극적인 외교와 폭발적인 우리 국민의 힘을 사용해야 합니다. 경제의 활로를 개척하고 더 큰 한민족의 시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주거안정을 이루어야 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는 부동산과 결부되어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는 지난 총선에서 수도권에 1억원대 30평형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습니다. 중산층도 들어가 살 수 있는 중대형 평수의 전세임대주택을 공급해 주택을 소유 개념에서 공공재 개념으로 전환시키자는 것입니다. 주거비용이 줄어든다면 소비가 늘어나 지역경기도 살아날 것이고, 결혼과 출산율도 높아질 것입니다.

이러한 정책들은 국민들의 삶을 나아지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도덕적이며 경제적이기도 합니다. 코로나로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진 이 때, 정의당은 이 나라를 가장 도덕적이며 가장 번영하는 국가를 만들겠다는 커다란 비전을 제시하고 실현시켜 나가야 합니다. 의지의 낙관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 입니다. 낙관주의자만이 진보를 할 수 있습니다. 혁신위원님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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